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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민간 철강회사이자 재계 27위의 동국제강이 패닉에 빠졌다.
검찰이 동국제강에 대해 휴일을 이용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데다 수사의 칼끝이 장세주(62·사진) 회장을 향하면서 그룹경영 전반에 빨간불이 커지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 회사의 10년 역점사업인 브라질 제철소 건립에까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8일 오전부터 29일 오전2시40분께까지 검사 5∼6명과 수사관 50여명을 투입해 서울 중구 페럼타워의 동국제강 본사와 장 회장의 종로구 자택, 동국제강 일부 계열사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미국과 러시아·일본 등 해외 업체로부터 고철 등의 중간재 등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대금을 실제 가격보다 부풀리는 수법으로 100억원대의 돈을 빼돌린 뒤 이 돈을 조세회피처를 거쳐 미국 지사에 보내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장 회장에 대해서도 비자금 조성과 탈세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하는 한편 출국 금지했다. 장 회장은 횡령한 금액으로 해외에서 도박을 벌였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갑작스러운 압수 수색에 동국제강 직원들은 당혹감과 함께 그룹경영에 대한 위기감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수사의 범위가 회사에 국한하지 않고 장 회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그룹에서는 일단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2011년 국세청이 이른바 '특명 조사국'인 서울청 조사4국을 통해 8개월이나 특별 세무조사를 벌였지만 역외탈세 등의 혐의를 찾지 못했다"며 "4년 전 이미 무혐의 판정을 받은 것을 다시 들춰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룹에서는 특히 검찰의 수사가 회장에까지 이어지면서 대외신인도 하락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국제강은 올 1월 장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에서 CSP제철소의 '연화정초식(고로에 내화벽돌을 쌓는 것)'을 가졌다. 이 제철소는 총 5조원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로 연산 300만톤을 자랑한다. 장 회장은 여기에 친필로 '꿈이 현실이 되어 세계에서 제일가는 공장이 되길 기원한다'고 쓰면서 브라질 제철소가 회사의 미래이자 한국 철강의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오는 12월 고로화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일정을 세워놓고 있다.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은 앞서 27일 주주총회에서 "브라질에서 건설 중인 일관 제철소가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