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 끊겼던 여자 펜싱의 새로운 스타를 꿈꾼다"
서미정(25.전남도청)이 침체된 한국 여자 펜싱에 새로운 희망을 쐈다.
서미정은 2일(한국시간)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폐막된 시즌 4번째 여자 플뢰레 그랑프리 대회 결승에서 안야 뮬러(독일)를 15-8로 제치고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제외하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그랑프리 대회에서 여자 선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유례가 없는 일.
서미정은 이로써 지난 2002년 포르투갈 세계선수권에서 에페의 현희(경기도체육회)가 유럽 강호들을 줄줄이 제치고 사상 첫 금메달의 쾌거를 이룬 후 맥이 끊겼던 여자 펜싱에 값진 금메달을 선사했다.
여자 펜싱은 이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등 아시아권에서만 우승 경험을 해봤을 뿐 A급 국제 대회에서는 우승 낭보를 전해오지 못하며 침체에 빠졌었다.
춘천여중 시절 검을 처음 잡은 서미정은 신체적 조건과 순발력이 좋아 청소년 시절부터 일찌감치 차세대를 이끌 검객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그 동안은 단신 남현희(성북구청)의 그늘에 가려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작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남현희에 밀려 출전조차 못했던 서미정은 하지만 올해부터 국제펜싱연맹(FIE)이 공격의 정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플뢰레 규정을 바꾸자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슬럼프를 빠져나오는 듯한 모습.
지난 2월 올림픽펜싱경기장에서 열린 SK텔레콤 그랑프리 대회에서 단체전 은메달에 앞장 선 것을 시작으로 3월 도쿄 그랑프리 대회 개인전 3위에 오르는 등 출전하는 대회마다 메달을 보태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유럽 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큰 키(173㎝)와 왼손잡이라는 장점을 십 분 활용해 자신보다 랭킹이 훨씬 앞서는 유럽의 정상급 선수들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라 결국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서미정은 이번 금메달로 우승 포인트 64점을 보태 자신이 갖고 있는 포인트를 108점으로 늘리며 세계 랭킹도 10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검객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는 셈.
박재현 전남도청 펜싱코치는 "체격과 기량을 겸비한 서미정은 국제 대회에서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면서 "앞으로 체력관리만 잘하면 내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메달권 진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