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8월 6일] JAL 구조조정 이후 경쟁력 확보가 관건

일본항공(JAL)의 법정관리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JAL의 경영정상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회생지원기구는 이 회사가 안고 있는 9,500억 엔의 채무액 가운데 5,200억엔을 탕감하고 3,500억엔의 공적자금을 출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기업회생계획을 마련해 다음달 법원에 제출할 방침이다. 시장은 이번 회생계획안에 긍정적 평가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JAL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부와 지나치게 밀착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JAL은 지난 1987년 민영화될 때까지 정부에서 계속 재정 지원을 받았고 민영화된 후에도 정부 관계자나 JAL의 경영진, 정책 입안자들 모두 하나같이 JAL을 하나의 사기업으로 보기보다는 일본을 대표하는 국가항공사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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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본 당국은 치열한 경쟁으로부터 JAL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항공사가 시장에 진입하려고 할 때 까다로운 규제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JAL의 경영진과 직원들도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 정부가 언제든 공적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JAL의 이번 경영정상화 과정을 긍정적으로 볼 여지는 있다. JAL은 다른 항공사들이 수년 전부터 단행해온 뼈아픈 구조조정을 이제서야 실행에 옮겼다. JAL은 기름만 잡아먹는 비행기를 상당수 매각하기로 했고 1만6,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임금 수준도 낮추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납세자는 쉽게 안심할 수 없다. 납세자들은 향후 일본 정부가 JAL에서 손을 떼지 않아 JAL의 도덕적 해이가 다시 고개를 들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이나 전 정권 자민당은 JAL을 여전히 '나라 재산'으로 인식해 결코 JAL을 망하게 놓아둘 수 없다는 반시장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JAL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JAL이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후에도 경쟁력을 계속 확보할 수 있도록 세심한 플랜을 짜는 것이다. JAL은 올 1월부터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2ㆍ4분기에 1억9,0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현재의 계획만으로는 오는 2015년까지 순이익을 낼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임시방편으로 구조조정을 느슨하게 단행하면 JAL은 다시 모럴 해저드에 빠질 것이고 정부는 또다시 세금을 끌어 쓰는 덫에 걸리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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