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거품 무는' 맥주업계 M&A 전쟁

호주 최대 주류업체 '포스터' 유망 매물로 떠올라<br>사브밀러 합병 무산에 美·멕시코 기업 인수 가세

호주 최대 주류업체인 포스터그룹이 세계2위 규모의 맥주업체인 사브밀러의 인수ㆍ합병(M&A) 요구를 거절하면서 글로벌 맥주업계의 M&A전쟁이 가열될 전망이라고 주요 외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스터그룹은 지난해 맥주와 와인사업부를 따로 분리해 상장하기로 결정하면서 M&A시장의 유망 매물로 떠올랐다. 아울러 호주 경제가 꾸준한 성장세를 타는데다 포스터그룹에는 인수를 방해할 만한 족벌 대주주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맥주 브랜드 '밀러'로 유명한 사브밀러가 맥주업계 M&A 역사상 최대 금액인 95억1,000만호주달러(약 10조8,000억원)의 인수 대금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종전 최고 가격은 지난해 하이네켄그룹이 멕시코의 펨사를 인수하면서 써낸 75억8,000만달러였다. 포스터그룹은 그러나 사브밀러가 제안한 인수 가격(1주당 4.9호주달러)이 회사 가치를 저평가했다며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포스터 주가는 14%나 급등한 5.14호주달러까지 치솟았고 사브밀러의 주가는 3.6% 하락했다. 시장이 포스터그룹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레이엄 맥케이 사브밀러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공식성명을 내고 "포스터그룹인수를 계속 추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터그룹의 인수가 불발되면서 이 회사를 노리는 맥주 업체 간 쟁탈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몰슨쿠어스와 멕시코의 모델로그루포 등이 포스터그룹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일본의 아사히 역시 잠재적인 인수업체로 떠오르고 있지만 회사규모를 고려할 때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맥주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하지만 포스터그룹 인수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호주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맞지만 이 회사의 실적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포스터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12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반기 대비 5.3% 떨어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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