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건조기 개발업체인 일신랩이 탁월한 기술력으로 수입품 일색인 국내 바이오장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데 이어 해외 수출까지 성공해 화제다. 일신랩은 최근 흡수용량 200kg 규모의 산업용 동결건조기를 오스트리아의 동물의약품 제조기업인 바이오민(BIOMIN)사에 21만7,000유로(2억7,000만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일신랩은 이와 함께 중국 유통사에 초저온 냉동고를 수출하는 계약도 마무리 단계라고 덧붙였다. 계약금액은 80만달러(7억2,000만원). 동결건조기란 의약품ㆍ식품 등에 필요한 원료를 원료의 성분과 기능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초저온에서 진공 동결시켜 건조하는 바이오 장비로 제약회사나 식품회사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초저온 냉동고는 생물제제 등을 보관하는 데 장비로 역시 필수적이다. 동결건조기는 건조 후 원료의 물성(약효 등)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여기에 진공 및 초저온 기술까지 필요로 하는 등 기술 수준이 높아 그동안 100% 외국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장악해왔다. 일신랩은 지난 1988년 회사 설립 이후 동결건조기 개발에 주력, 실험실용에 이어 지난 2004년 산업용 동결건조기를 개발했으며 이후 종근당ㆍ일동제약ㆍ삼양제넥스ㆍ경북해양바이오 등 국내 50여개 회사 및 연구기관 등에 동결건조기를 공급해 국내 시장 확보에 성공했다. 또 지난 25일에는 산업자원부가 국내 최초로 개발된 신기술 또는 기존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에 대해 인증하는 NEP(New Excellent Product)마크를 받기도 했다. 이번 수출은 해외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앞으로 국내 바이오장비의 세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홍성대 일신랩 대표는 “이번 수출 성공은 일본ㆍ영국 등 선진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평가받았기 때문”이라며 “바이오민사 관계자들이 7월초 방문해 국내 현장에 설치된 제품을 살펴본 뒤 한달도 되지 않아 계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신랩은 지난해 매출 86억원, 순이익 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연말까지 매출 130억원, 순이익 3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대표는 “세계 바이오장비 시장규모는 2010년 850억달러로 바이오신약의 1,300억달러 다음으로 크다”며 “앞으로 동결건조기의 선후행 기술인 멸균ㆍ농축ㆍ배양ㆍ포장까지 아우르는 일관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