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미국 편만 들다간 중국과 협력 깨질수도… 균형외교 해법 찾아야

MD·군사작전 공조 땐 안보협력 균열 가능성 FTA등 경협도 빨간불

일방적 지지 나서기 보다 실리 확보하는 게 중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을 매개로 한미일 3국 동맹을 강화해 중국의 군사력 확대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의 이 같은 요구로 '동북아 안보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또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MD)에 어떠한 형태로든지 편입하거나 지지의사를 표명할 경우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해 한중 경협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헤이그 미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3국) 결속을 어떻게 심화할 수 있는지, 외교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어떻게 협력해서 공동 군사작전이나 미사일방어시스템(MD)을 더 심화시킬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3자 협력은 북한에 도발이라든지 위협은 단결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려줬다"면서 "우리 3개국이 이러한 단결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아주 강한 메시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한국과 일본을 각각 방문하는 것도 MD체계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전략적 이해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에 맞서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3자 간에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면서 "3국 정상들이 전략적 이해를 가지고 여러 가지 안보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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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입장에서 MD체계 편입요구를 쉽게 수용하기는 어렵다. 중국과의 우호적인 협력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북핵 해결을 위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실타래처럼 꼬인 외교 딜레마를 풀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미일이 주도하는 MD체계는 중국과 러시아의 거센 반발을 초래할 수 있고 이 경우 박 대통령의 북핵 불용 정책 및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빛을 바래게 된다. 이 경우 경제 분야로도 파장이 확대될 수 있다. MD체계로 불거진 한국과 중국의 균열은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을 내수시장으로 삼아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경제협력 구상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게 될 게 뻔하다. 또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올해 한중 FTA를 타결하자"고 제안하며 한중 경협을 강조했는데 MD체계 논란으로 한중 FTA 논의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도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박 대통령은 러시아를 지렛대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는데 러시아의 협력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딜레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주요2개국(G2)의 이해관계에 함몰되거나 어느 일방을 지지하는 오류에서 벗어나 동북아 안보에서 균형감각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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