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병무청에서 입수한 신장질환 면제자 1천700여명의 명단 중 1회성 진료 등 허위 신장질환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경찰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입수한 진료내역서를 토대로 명단 내 인물들이 병역 면제일을 전후해 진료받은 횟수 등을 파악, 우선적인 조사대상을 추려낸 뒤담당 의사 등과 접촉해 진료의 진위여부와 주변정황 등을 보강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1천700여명 명단'을 이름과 지역, 면제일자 등으로 전산분류하는 한편 연예계 및 체육계 관련단체로부터 전체 소속원 명단을 넘겨받아 이 명단과 대조하면서 병역면제자들을 직업별로 재분류하고 있다.
서울청 민오기 수사과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신장질환은 쉽게 발병하지도 낫지도 않는 병이기 때문에 허위 환자를 가려낼 수 있으며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수사대상을 좁혀나가는 중"이라며 "현재 `상당수'가 1회성 진료 등 의심이 갈만한진료기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 과장은 "건보공단 기록 중 치료 횟수 등이 일부 누락된 것은 이번 주 내로보충자료를 받을 것"이라며 "현재 명단으로는 직업 파악이 어려운 만큼 연예계와 체육계에 해당되는 협회와 관련단체로부터 회원명단을 입수받아 대조작업을 벌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역비리에 연루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과 관련, "기획사 대표 정모씨는추석 전 변호인을 통해 출두의사를 밝혔으나 그 이후로는 별다른 변동이 없으며 매니저 출신 이모씨는 아직 연락이 닿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기존 병역비리 수사대상 중 미검자였던 엄모(29.프로야구 L구단 기록원)씨를 소변검사 조작 수법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뒤 소속 구단 선수 2명으로부터소개비 500만원을 받고 브로커를 소개시켜 준 혐의로 구속했다.
이로써 경찰은 구속된 비리 연루자 41명을 포함, 모두 81명을 검거해 조사했으며 롯데구단 조모 선수 등 미검자 2명에 대해서는 검거활동을 계속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