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개인ㆍ외국인 “안개 걷혔다” 매수세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시작되자 그동안 증시를 억눌렀던 악재들이 호재로 변하며 증시에서 유동성 랠리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쟁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으며 큰 폭으로 올라 560선에 안착했다. 사흘째 상승세다. 거래량도 10억여주로 전일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라크전쟁 개전과 함께 미국 나스닥 선물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고, 향후 장세의 시그널로 인식되는 국제유가와 금값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매수주체 부재에 시달리던 증시도 개인투자가와 외국인이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투신권 환매사태로 인해 증시로 유입된 자금중 일부는 `가격 메리트`를 의식한 매매에 가담하고 있다. 그동안 매도로 일관했던 외국인도 이틀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일단 장세를 억눌렀던 불확실성이 제거됨에 따라 종합주가지수 600선 회복을 시도하는 단기적인 전쟁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투자가들이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는 증권주 등 대중주와 외국인 매수타깃이 되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개전과 함께 국제유가 큰 폭 하락=이라크전쟁이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나타난 현상은 국제 유가와 금값이 급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고유가에 따른 부담이 장세를 억눌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전과 함께 대형 악재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 넘게 하락했고,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정규장 종가에 비해 1달러가 넘게 떨어져 28달러선에서 거래됐다. 금 현물시세 역시 소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변화에 힘입어 나스닥 선물지수도 개전발표이후 강세로 돌아서면서 전쟁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가 개전과 함께 예상대로 하락함에 따라 향후 펀더멘털 여건이 개선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개인 끌고, 외국인 밀고=기관투자가들이 프로그램 매도를 감안할 경우 소폭의 순매도 속에 관망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대열에 가담한 것도 단기적인 수급흐름 개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업종에 대한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증권업종지수 상승률은 무려 13.67%에 달했다. 10조원이 넘어선 고객예탁금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들은 이날도 1,033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투자자들이 증권주와 건설주 등 소위 대중주에 대해 공격적인 매매에 나서고 있다”며 “가격 메리트를 의식한 매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쟁랠리가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유동성장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일단락하고 매수로 선회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19일 226억원에 이어 이날도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과 저가대형주를 중심으로 300여억원의 순매수를 이어갔다. 최민철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미국증시의 상승랠리가 더 이어질 경우 매수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T주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한 매수전략=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상승랠리가 600선을 넘어서는 수준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전시설 파괴나 추가적인 테러, 전쟁 장기화 등 장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악재가 터지지 않는다면 전쟁랠리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단기적인 반등 목표지수는 60일선이 위치한 600선이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바닥권을 확인하고 반등에 들어선 증권업종과 경기회복시 최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IT(정보기술) 관련주에 매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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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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