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위기탈출 안간힘
D램값 6弗붕괴·주가추락 내년 경기전망 불투명
반도체가 흔들리고 있다.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연말 컴퓨터 수요에 따라 반도체 현물가격은 폭락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현대전자의 주가역시 연일 하락세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경기가 내년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과 현대는 곧 3·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수익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할 게획이다. 또 국내외 기업설명회(IR)와 합동투자설명회(컨퍼런스)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급락하는 현물가격=수출 주력품인 64메가 D램 반도체의 국제시장 현물가격이 10% 이상 떨어지면서 5달러 선으로 내려 앉았다. 북미 현물시장에서 64메가(8×8) SD램 PC100 가격은 지난 12일(현지시각) 개당 5.38~5.7달러로 전날보다 10.33%나 떨어졌다. 3월 말 이후 7개월 만에 6달러가 무너졌다.
차세대 수출주력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128메가(16×8) SD램 PC133도 개당 14.1~14.95달러로 2.42% 떨어졌다. 이는 연말에 성수기를 맞는 컴퓨터의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반도체 주력제품이 64메가 D램에서 128메가 D램으로 급속히 바뀌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두운 전망=주가 전망을 놓고 심상찮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외국계의 부정적 전망에 맞서 긍정적 시각을 가졌던 국내 전문가들도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13일 세종증권은 「D램 산업 보고서」에서 반도체 가격이 오는 2001년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도 반도체 업체의 수익악화 가능성에 따라 D램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주가가 단기간에 회복세로 접어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연중최저치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국내 반도체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시장에서 반도체주의 하락추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회복 여부는 가격안정에 달려 있다. 이것만이 비판적인 견해를 잠재울 가장 확실한 대안이란 지적이다.
◇기업들의 대책=주가하락과 가격하락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 그 중 하나가 IR 활동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23일께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IR을 개최한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상·하반기 연간 2회씩 실시했던 정기 IR을 올해부터 분기마다 실시하기로 했다. 삼성은 해외의 경우 유명 금융회사들이 실시하는 컨퍼런스에 5월 이후 10회 이상 참여해 IR을 해왔다.
현대전자는 그동안 외국 금융회사들이 주관하는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던 IR을 앞으로는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달부터 미국·홍콩·싱가포르의 기관투자가들을 직접 방문한다. 현대는 17일께 3·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강동호기자
조영훈기자
입력시간 2000/10/13 18:46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