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휴양지서 밝혀 재산 해외도피 의혹부인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당분간 귀국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회장은 또 개인 재산을 해외에 도피시켰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26일 김 전회장은 문화일보와 베트남 수도 하노이 북동쪽의 한 휴양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귀국해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명예회복을 한다 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진실이라는 것은 시간이 밝혀주게 돼있는 법이니 이젠 내버려두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김 전회장이 대선 이후 조기귀국할 가능성을 점쳐 왔다. 김 전회장은 실제로 지난달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대선 이전에 귀국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회장의 귀국 보류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 새정부가 현정부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회장은 이어 "평생 개인의 영예나 이득을 생각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서만 열심히 일하고 살아온 나를 파렴치한 사기꾼으로 몰고 해외로 재산을 도피시켰다고 하는 것 등은 일방적인 매도"라고 반박, '해외 재산 도피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김 전회장은 국내자금 해외유출 및 불법 외환거래 혐의로 24조3,588억원의 추징금이 선고된 상황이다.
김 전회장은 73㎏이었던 몸무게가 63㎏로 줄어드는 등 수척한 상태이며, 장유착증세 때문에 한차례 수술을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김 전회장이 인터뷰 이후 다시 유럽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회장은 대우사태 발생 직후인 지난 99년 10월 중국 옌타이 자동차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뒤 종적을 감췄으며, 해외에서 은둔생활을 계속해왔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