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폭행범이 버젓이… 충격 실태
기소율 너무 낮은 어린이 성범죄하루 2건 꼴 접수되지만 절반만 재판에 넘겨져아동 진술 일관성 부족 탓 법률조력인 제도 늘릴 필요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어린이 대상 성범죄 접수 건수가 하루 2.17건에 달한다. 하지만 성 범죄자를 재판에 넘겨 처벌하는 '기소'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민주통합당) 의원이 23일 법무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2년 6년간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접수 건수가 4,36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2,17건의 아동 대상 성범죄가 수사기관에 접수되는 것이다. 더구나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중 아동 대상 성범죄 건수가 87%를 차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07년 702건, 2008년 828건, 2009년 774건, 2010년 881건, 2011년 816건이 접수됐고 올해 6월까지는 366건이 접수됐다.
이는 미성년자 강간ㆍ강제추행 등 건수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지난해의 경우 미성년자 강제추행 건수인 29건에 비해 28배 정도의 아동 대상 성범죄가 들어온 것이다.
반면 기소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접수된 4,367건 중 58.5%에 해당하는 2,533건만 기소됐고 나머지 1,814건은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 의원은 "성범죄 기소율은 2010년 57.8%, 2011년 54.1%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올해 상반기에는 접수 건수의 46.2%만 재판에 넘겨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인 아동의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동은 성폭력을 당해도 피해로 인식하지 못하고 표현이 부족할 수 있다"며 "이런 사실이 기소단계에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다른 범죄에 비해 아동 대상 성범죄의 기소율이 비교적 낮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기소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은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아동 대상 성범죄의 경우 피해 아동의 진술이 다소 일관되지 못한 측면이 있어 초동수사 단계에서 증거수집이 쉽지 않다"며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접수 건수에 비해 기소율이 낮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최근 기소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검찰에서도 성범죄를 전문으로 맡는 진술분석관 4명을 올해 채용했다"면서 "진술분석관이나 법률조력인 같은 제도를 확대해 진술의 객관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