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현대·롯데카드 이용자들 불만

"왜 우리만 포인트로 세금·수도요금 못내나…"<br>현대, 독특한 포인트 제도로 사용처 제한 많아<br>롯데선 "계열사 비용분담 해결땐 즉시 서비스"<br>회원들 "서비스 개선 안되면 카드사 옮길 것"


포인트 사용과 관련해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회원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회원들이 카드 포인트로 서울시에 자동차세 등을 납부할 수 있도록 했지만 두 회사만은 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현대ㆍ롯데카드를 제외한 신한ㆍ삼성ㆍ비씨ㆍ외환ㆍ씨티ㆍ하나SK카드ㆍ농협NH 등 주요 카드업계 8개사 회원들이 자동차세 선납분, 재산세, 수도요금, 과태료 등을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자동차세에 포인트 결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결과 전체 납부자의 30%가량이 신용카드 포인트로 납부했다. 또 한달 동안 포인트로 납부한 자동차세가 무려 6억6,900만원에 달하며 인기를 끌자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적용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시민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좋아 본격적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며 "연내에 모든 카드사들이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지만 현대ㆍ롯데카드는 기업 사정을 이유로 참여를 늦추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ㆍ롯데카드 회원들은 이에 대해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최근 행정안전부가 민원서류 발급 수수료를 포인트로 결제하도록 하는 등 포인트 결제를 도입하는 정부기관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현재 상황이 장기화하면 회원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실제 현대카드의 한 회원은 "정작 회원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아 실망이 크다"며 "다른 카드사들은 대부분 포인트로 세금을 낼 수 있는 만큼 이번에 아예 카드사를 옮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카드가 포인트로 세금을 납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독특한 포인트 운영제도 때문. 주요 카드사들은 포인트가 적립될 때 가맹점과 함께 비용을 분담해 일단 쌓인 포인트는 어디서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포인트 적립시 비용 전액을 자사가 내는 대신 회원이 포인트를 쓸 때 해당 사용처가 비용을 분담하도록 했다. 가맹점의 포인트 비용 부담을 줄여 가맹점을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회원들이 포인트를 사용할 경우 해당 가맹점이 비용을 분담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처가 제한적이다. 현대카드는 "대안을 찾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서울시가 다른 가맹점들처럼 회원이 사용하는 포인트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없고 현대카드가 그동안 구축해온 포인트 제도 자체를 바꾸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롯데카드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롯데카드는 현재 롯데백화점ㆍ롯데마트 등 계열사들과 포인트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계열사 간 비용분담에 대한 합의만 이뤄지면 곧바로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다는 게 롯데카드 측의 설명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계열사들과 통합 포인트에 대한 비용분담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여 세금납부 서비스도 곧 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은 포인트 적립률 못지 않게 포인트 사용처가 얼마나 되느냐를 카드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회원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카드사들은 결국 외면당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