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중국 산둥성의 옌타이 연구소를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현재 운영 중인 베이징 연구소의 인력차출 계획수립에 착수한 가운데 새롭게 지어지는 이 R&D센터를 국내 남양연구소를 뛰어넘는 규모로 키워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승기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23일 현대차의 한 고위 임원은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옌타이 연구소 인력을 대규모로 확보하기 위해 베이징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인력의 상당수를 차출할 계획"이라며 "이 연구소를 약 1만명이 근무 중인 경기도의 남양연구소를 뛰어넘는 규모로 키워 향후 서울 양재사옥과 함께 양대 글로벌 R&D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 초부터 산둥성 옌타이의 300만여㎡(90만여평) 부지에 연구소를 짓고 있다. 미국·일본·독일·인도에 이은 다섯 번째 해외연구소인 이 센터에는 차량설계동과 차량시험실, 디자인센터와 주행시험장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기술유출 논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엔진과 변속기 등 내연기관 관련 시설은 제외된다.
현대차는 중국 제 5공장 후보지인 허베이성 창저우시와의 직선거리가 약 425㎞인 이 연구소에 1만명이 넘는 인력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또 오는 10월 현지 맞춤형 차종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25'를 출시하는 데 이어 향후 옌타이 연구소를 통해 중국 전략 모델을 연이어 개발한다는 전략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대차가 신설되는 옌타이 연구소를 국내외를 아우르는 R&D 네트워크 중심축으로 설정한 것은 수요가 급증하는 세계 최대 시장에서 R&D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없이는 글로벌 톱메이커로의 도약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 전체 산업 수요만 1,500만대를 넘는 중국에서 현대·기아차는 폭스바겐과 GM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이르면 올해 안에 중국 충칭과 허베이성 창저우에 각각 15만대 규모의 4·5공장을 동시에 착공할 계획이다. 창저우 공장과 충칭 공장이 각각 2016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완공되면 기존 베이징현대(105만대)·쓰촨현대(16만대) 등을 포함해 현대차는 중국에서만 151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