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서구청 공문은 `구두상의 통보`가 아닌 `구체적인 금액까지 적시한 공문`이라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 공문에 따라 당사자인 W건설은 분양가를 7~8% 씩을 인하 했고, 고가 분양가에 대한 단속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선 해당 지자체의 적극적인 분양가 조정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다른 시ㆍ군ㆍ구로 확산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고가 분양가를 둘러싼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모기지론을 활용, 이른 시일 안에 재건축에 적용되는 후 분양제를 일반 아파트로 확대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조치 필요하다 = 서울시 주택기획과 관계자는 “지자체의 분양가 인하 조치, 즉 `구두 권고 후 국세청 통보`는 `쇠귀에 경 읽기`”라며“공문을 통한 액수명시는 현행 법상 인허가권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경우 상반기까지 8개 업체에 조정권고를 요구했으나 이 중 가격을 낮춘 업체는 3곳에 불과했다. 광명시는 지난 3월 고가 분양으로 물의를 빚은 현진종합건설에 구두로 인하를 요구했으나 건설사가 이를 무시하자 세무당국에 통보한 바 있다
현재의 분양가 인하 권고조치는
▲구두상의 통보로 강제력이 없는 데다
▲세무조사 역시 건설업의 경우 실제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2~3년이 소요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 등으로 인해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른 시ㆍ군ㆍ구로 확산되나 = 서울시 관계자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강서구의 분양가 규제방식을 도입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며 “인ㆍ허가 권한이 일선 구청에 있는 만큼 기초 지자체가 `반 강제적 조정 방식`을 택해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역시 서울시가 자율적 분양가 권고 인하를 시행할 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강서구의 이번 카드가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가 분양가 문제는 서울 등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명목상은 `권고`지만 인허가 권자의 `공문에 의한 분양가 상한선 설정`은 사실상 강제적 성격을 띤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많다.
◇후 분양제 확대 서둘러야 = 분양가 자율화가 법으로 보장돼 있는 상황에서 어떤 행정조치가 나와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게 현실. 고가 분양가가 사회 문제화 된 데는
▲원가개념을 무시한 시행ㆍ건설사의 분양가 산정
▲묻지마 청약으로 표현되는 가수요 등이 한 몫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렇다고 가격을 규제하면 새 아파트가 투기수단으로 변질되고, 고가 분양가를 외면하면 주택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고가 분양가 논란의 근본원인은 현재의 선 분양 방식, 즉 완공되지 않은 상품에 의한 것”이라며 “후 분양제를 부작용 없이 빠른 시일 안에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 연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도 “후 분양제를 일반 아파트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운용 예정인 모기지론을 활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