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대규모 투자의혹이 제기된 미국계 헤지펀드 하빈저캐피털이 투자자에게 손실을끼쳤다는 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필립 팰컨 대표가 이끄는 하빈저캐피털이 SEC로부터 지난 9일(현지시간) 민사 소송을 준비중인 회사에 해명할 기회를 주는 이른바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SEC는 하빈저캐피털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 등 일부 고객에 대해서는 돈을 빼내가도록 허용한 반면 다른 고객들에 대해서는 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연방법 위반 혐의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하빈저캐피털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초에 걸쳐 투자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이유로 고객들이 돈을 빼내가는 것을 제한했다. 하지만 2009년 초 골드만 삭스가 하빈저캐피털로부터 5,000만달러를 빼내간 한 정확이 포착됐다. SEC는 하빈저캐피털의 실질적 자금 운용자인 오마르 아살리가 골드만삭스 출신인 점을 들어 두 업체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SEC의 조사 방침에 대해 팰컨 대표는 "펀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주요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을 제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팔콘의 하빈저캐피털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하락에 베팅해 자산 규모를 260억달러까지 불리며 헤지펀드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지나치게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바람에 지난 3ㆍ4분기 자산 규모는 5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SEC는 골드만 삭스의 자금 인출이 팰컨 대표의 단독 결정이었는지도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빈저캐피털은 최근 미국에서 인공위성을 기반으로 한 제4세대(4G) 이동통신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제동을 걸고 나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