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불 1천원시대의 수출전략(사설)

「1달러=1천원」 시대가 됐다. 업계에서는 최근까지만 해도 한국경제의 최대현안을 국제수지 적자라고 규정, 적정수준의 환율을 유지할 것을 주장해왔다. 이제는 원화의 절하를 걱정하게 된 것이다.원화가치가 떨어지면 가격경쟁력이 강화돼 수출이 증가한다. 반면 수입은 줄어들어 수지 적자폭은 개선된다. 그러나 급격한 환율변동은 경제의 많은 부문에 적지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문제는 긍정적 효과의 극대화와 부정적 효과의 극소화를 어떻게 이루느냐 하는 것이다.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 그리고 국민들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선 업계에서는 수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기존의 수입상들은 원화가치 평가절하로 생긴 일정몫의 가격인하를 요구할 것이다. ○선진국시장 지분확보를 그러나 우리의 주요 수출지역인 동남아 국가들은 외환위기에 따라 자국화폐의 평가를 절하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수요의 감소는 필연적이다. 이 기회를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시장에서 그동안 잃었던 시장지분을 되찾는 호기로 활용해야 한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남미나 구사회주의 국가들의 시장개척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환율변동의 위험도 이전시켜 가능한 한 안전한 상태에서 거래를 해야 한다. 환율불안에 따라 발생할 경영변동의 위험을 전가시키는 방법이다. 많은 기업에서 이미 선물시장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물시장 활용이 여의치 않을 경우 현재의 원화가치가 저평가되었다고 판단된다면 수출계약을 장기결제하고 수입계약은 단기결제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수출계약을 달러가 아닌 안정된 스위스 프랑과 같은 화폐로 거래하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다. ○원자재 국산대체 기회로 원자재나 중간제품을 수입가공, 수출하는 업자는 수입선을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폐가치가 고평가돼 있는 미국 등보다는 저평가돼 있는 일본 등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올들어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12.7%나 절하된 반면 대엔화환율은 8.6%선이 절하되는데 그쳤다. 일본제품의 수입은 그만큼 유리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최선의 방안은 국산원자재로 대체하는 것이다. 수입품가격이 상승, 국산원자재도 이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 대체 가능한 것은 최대한 국산으로 대체해야 한다. 원화가치가 평가절하되면 수입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기업은 이런 호기를 국내외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기업은 이렇게 생긴 수익을 연구개발·신시장 개척·경쟁력 강화 등으로 활용, 기업체질을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는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으로 나타나게 돼 궁극적으로는 수출증대로 연결된다. 외환도 단순한 거래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품으로 보아야 한다. 치열한 국제시장에서 상품수출로 10% 이상의 이익을 내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기업에 따라서는 환율변동으로 많은 이익을 본 곳도 있고 손해를 본 곳도 있다. 이제 외환은 단순히 국제거래 수단이 아니라 훌륭한 상품으로 보아야 할 시기가 됐다. 외환전문가 양성이 필수적이며 이는 글로벌시대 기업경영의 기본이다. 국제 재무전문가도 육성해야 한다. 개방경제체제하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자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조달하느냐 하는 것이 경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기업이 수출증대를 위해 노력한다 하더라도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이다. ○규제혁파로 경쟁력 제고 막강한 경쟁력을 지닌 미국은 규제혁파와 경쟁촉진으로 시장경제를 활성화시켰다. 일시적으로는 실업이 증가,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고용기회가 늘어나고 소득이 상승,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하게 됐다. 이런 결과를 얻기까지 정치 지도자는 확실한 경제철학을 갖고 일관된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기득권자들의 압력에 굴복해 타협한 국가에서는 아직도 두자릿수의 실업률과 저성장, 고인플레로 고민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나라들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국민들은 과소비를 억제하고 근검절약으로 경제되살리기에 모두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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