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스포츠

[대구세계육상 27일 개막] Brilliance Olympics Longevity Triple T

■ 볼트의 모든 것<br>부담스러운 스포트라이트 되레 영리하게 경기에 이용<br>베이징 올림픽 3관왕등 金 얼마나 더 늘릴지 관심



불세출의 스타를 보유한 종목은 행복하다. 마이클 조던의 미국프로농구(NBA)가 그랬고 타이거 우즈의 미국프로골프(PGA)가 그랬다. 축구계는 현재 '마라도나의 재림'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가 평정하고 있다. 기초종목 육상도 한껏 들떠 있다. '유쾌한 볼트씨'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 덕분이다. 지난 2008년 6월 뉴욕에서 열린 리복그랑프리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2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하며 스타덤에 오른 볼트는 3년째 왕좌에서 군림하고 있다. 그 사이 인간 한계로 여겨졌던 9초6대와 9초5대에 연속으로 진입한 볼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 됐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2연패는 물론 자신의 세계기록 9초58 경신에 도전하는 볼트의 모든 것을 그의 이름을 딴 키워드로 살펴봤다. ◇B(Brillianceㆍ총명함)=볼트는 자신에게 부담스러우리만치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영리하게 경기력에 이용한다. 선수 소개 때 흐느적대는 동작으로 리듬을 타 관중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킨다. 질주 때 쏟아지는 함성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며 독주한다. 결승선을 통과해서는 팔을 쭉 뻗어 하늘과 교감하는 '번개 세리머니'를 잊지 않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볼트는 "세계기록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정했다. 최대무기인 자신감을 은근슬쩍 감춘 것이다. 그랬다가 보란 듯이 좋은 기록을 내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O(Olympicsㆍ올림픽)=운동선수의 가장 큰 꿈은 올림픽 금메달이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ㆍ200ㆍ400m 계주에서 3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100m에서 9초69를 뛴 볼트는 2위와의 격차를 0.2초로 벌리면서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전에 속도를 줄이는 여유까지 부려 '인간탄환'으로 공인받았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내년 런던올림픽 2연패를 향한 관문으로 생각하는 볼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직후를 은퇴 시점으로 잡고 있다. 그때까지 볼트는 올림픽 금메달 개수를 얼마나 늘릴까. 현재 최고 기록은 12개인 남자수영의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갖고 있다. ◇L(Longevityㆍ지속성)=2008년부터 '단거리 황제'로 부상한 볼트지만 아직도 배가 고프다. 볼트는 "축구선수로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싶다"는 말을 심심찮게 해왔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듣던 사람들도 이제는 볼트가 맨유에 입단할 경우 어울릴 포지션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간다. 어린 시절 크리켓과 축구를 생활로 삼으며 자란 볼트에게는 측면 미드필더가 제격이라는 의견이 높다. 그러나 오는 2016년 은퇴 후 30대에 접어든 볼트가 전향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9초4를 찍으면 홀연히 떠나겠다"는 볼트 자신의 말대로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지름길일 듯하다. ◇T(Triple Tㆍ전통, 재능, 훈련)=자메이카에서는 '번개' 볼트의 탄생을 '트리플 T'의 완벽한 결실로 분석한다. 전통(Tradition)과 재능(Talent), 맞춤 훈련(Training)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는 것. 카리브해에 있는 인구 280만의 섬나라 자메이카는 육상클럽이 유럽의 축구클럽처럼 넘쳐나고 유아부터 성인까지 연령대별 육상대회가 1년 내내 열린다. 볼트는 2001년 지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래 연령대별 대회를 휩쓸며 세계무대를 노크했다. 볼트는 평소 오전11시께 일어나 TV를 보다가 좋아하는 치킨너깃을 먹으며 빈둥댄다. 그러나 출전 일정이 확정되면 몸의 중심을 잡는 코어운동 등 하루 3시간의 집중훈련을 소화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특히 근육량을 늘리면서 유일한 약점인 스타트를 보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