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가 마지막 승자는 구경제

월가 마지막 승자는 구경제 美 CBS, 2000증시 결산 웃으면서 시작, 울면서 끝난 올 미국 증권시장. 초상집 분위기속 패군지장(敗軍之將)들이 줄을 이었고 그 같은 와중에서도 휘파람을 분 사람들이 있다. 미 CBS 방송은 29일 연말 증시를 결산하며 올 월가의 승자와 패자를 선정했다. 우선 기업인과 펀드매니저를 제외한 증시 관련 인사들중 조지 W. 부시대통령 당선자가 구경제 수장의 의미로 승자군 기수에 올랐다. 구경제가 신경제에 비해서 '흘린 피'가 적어 게임의 상대적 승자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또한 부시와 함께 리차드 그라소 뉴욕 증권거래소 회장이 구경제군의 대표 승자로 뽑혔다. 패자의 수장은 앨 고어 부통령. 신경제의 기수로서 대통령에 낙선한데다 그가 신봉하는 신경제관련 주식이 시장에서 폭락한 결과다. 그와 함께 나스닥 최고경영자(CE0) 프랭크 자브회장도 시장 침체로 패자 대열에 섰다. 관심이 가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회 의장은 양쪽 리스트에 모두 포함된 케이스. 잦은 금리 인상으로 주가 하락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측면과 금리 인하 유보를 통해 시장을 끌어 올린 점이 동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기업인ㆍ투자가 군(群)의 승자=잭 웰치 제너럴 일렉트릭(GE)회장이 단연 승자 대열 첫 순위에 올랐다. 구경제의 수호자로 미 경제계 최고의 존경 받는 기업인으로 평가 받는 그는 올해 450억 달러를 투입, 하니웰사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는 등 GE의 기업 가치를 흔들림 없이 지켜냈다는 평가다. 주가 하락에도 불구, 닷컴 기업의 몰락속에 업계 맏형의 자리를 고수한 아메리카 온라인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도 승자였다. 최근 미 공정거래위원회(FTC)로부터 승인을 끌어낸 타임워너와의 합병은 그가 올해 거둔 최대 성과 중 하나다. 투자의 귀재-버크셔 해서웨이사의 워렌 버핏도 승자쪽에 섰다. 그는 안팎의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지난해 투자 실패를 올해 거의 만회, 이름값을 했다. 지난해 기술주를 외면, 실패했던 그가 올해도 고집을 꺾지 않음으로서 기술주 붕괴의 상황으로부터 거뜬히 회생했다. 이밖에 오라클사의 설립자 래리 엘리슨과 셀레라사의 크레이그 벤터도 올 주식 시장에서 상대적 승자 반열에 올랐다. ▦기업인ㆍ투자가 군(群)의 패자=미 최대 전화사 AT&T CEO 마이클 암스트롱. 그가 올해 월가에서 치러진 전쟁에서 패장 대열의 맨 앞줄에 선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와 AT&T사에게 올해는 철저히 불운했다. 급변하는 통신 환경에 적응치 못해 주가가 급락한데다 미디어 원, 넷투폰닷컴 등 거액을 투자해 인수한 기업들의 주가까지 대폭락,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그의 사임설이 돌 때마다 AT&T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그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을 말해준 것이다. 연초 시사주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에 뽑히며 화려한 출발을 했던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와 프라이스라인 설립자 제이 워커에게도 올 한해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한해로 남을 듯 싶다. 자타가 공인하는 닷컴 기업 몰락의 최대 피해자로 자리매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애플 컴퓨터 CEO 스티브 잡스와 인터넷 펀드 운용자 라이언 제이콥도 주가 폭락으로 인한 월가 최악의 패자 대열에 합류했다. 홍현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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