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용한 외국인투자가들의 단타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해외CBㆍBW 발행에 성공했다고 해서 섣불리 외국인장기투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판단, 뒤쫓아 매수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CBㆍBW를 인수한 외국인투자자들이 한달만에 이를 주식으로 전환, 장내에서 처분해 단기차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전환가격 조정시기가 발행후 3개월에서 1개월로 짧아 지면서 단타매매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해외 CBㆍBW의 단기매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표적인 외국계증권사는 CSFB 홍콩법인이다. CSFB홍콩이 사들인 CBㆍBW는 대부분 전환(행사)일이 시작되는 첫 날이나 이튿날 전환청구돼 장내에 매물로 쏟아지거나, 전환(행사)일 이전 대차거래를 통해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 날 CSFB홍콩 법인이 지분 변동을 신고한 대백신소재의 경우 지난 7월1일 발행완료된 해외BW 89만주 가운데 14만8,825주를 6일 주당 8,000원에 워런트(신주인수권)를 행사한 후 7~8일 장내에서 주당 1만2,850원에 전량 매도했다. 해외 BW발행후 40일도 안돼 물량이 장내에서 차익실현되고 있다.
6월30일 35억원의 해외CB를 발행한 아이엠아이티도 마찬가지다. CSFB홍콩이 인수한 후 한달도 채 안된 7월28일 주식으로 전환, 7월30일부터 장내에 물량을 내놓기 시작했다. 아이엠아이티 주가는 외국인 매물에 상승세가 꺽이며, 시장 상승에도 불구하고 연중 최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외국인투자자들의 단타매매에 시달리고 있는 종목은 대한바이오링크ㆍ더존디지탈웨어ㆍ시큐어소프트ㆍ실리콘테크 등이 꼽힌다. 이 들 종목은 CP홀딩스ㆍCSFB 홍콩 등이 외국계투자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CBㆍBW물량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 지분 변동이 곧 외국인의 매수는 아니다”며 “CBㆍBW의 전환에 의한 외국인의 지분 증가는 곧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코스닥 기업중 대차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종목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대차거래가 급증한다는 것은 대부분 CBㆍBW 전환(행사)일 이전 주식을 처분하려는 외국인들의 거래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