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등 2분기 주문 증가세…전자부품 업계의 실적이 올해 2ㆍ4분기 바닥을 찍은 것으로 추정돼 국내 전자산업 경기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트 업체나 대형 딜러들의 재고가 소진되고 중국ㆍ브라질ㆍ동남아등 신흥시장이 살아나면서 부품 주문이 크게 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완성품 업체가 부품을 2~3개월 앞서 구매하는 생산시스템을 고려할 때 오는 9월쯤 전자 경기가 살아난다는 청신호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애널리스트들의 실적악화 분석과는 달리 올 2ㆍ4분기 매출이 지난 1ㆍ4분기(1조3,124억원)에 비해 소폭, 세전이익(1,610억원)은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디지털방송 실시에 따라 대형TV용 브라운관(CPT)ㆍ평면 브라운관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을 지난해보다 2배이상 판매한 것을 비롯해 2차전지, 보급형액정표시장치(STN-LCD)등 차세대 제품의 주문이 크게 늘고있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기의 경우 표면탄성파(SAW)필터, 듀플렉서등 고주파(RF) 부품의 매출이 지난 5월부터 늘어나기 시작, 오는 8월께는 지난해 최고실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주력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지난 4월부터 매월 주문량이 15%이상 증가하면서 5월 공장가동률이 50%선까지, 출하량은 월평균 37억개에서 47억개까지 회복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트 업체들이 크리스마스, 신년 선물용 제품 생산을 위해 9월부터 부품 구매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있다"며 "올해 목표인 매출 5조3,000억원, 순익 6,3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도 지난 5월 부품 주문이 1ㆍ4분기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AW필터는 오는 7월 생산량이 230만개로 지난해 동기(150만개)보다 53%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LG필립스 LCD도 패널 가격 하락이 진정 국면이 접어들면서 모니터용 LCD패널을 중심으로 지난 1ㆍ4분기에 비해 4ㆍ5월 실적이 급신장하고 있다.
구희진 LG증권 차장은 "지난 1ㆍ4분기에 전자산업이 경기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 4ㆍ4분기 본격적인 경기상승을 앞두고 부품업체도 7ㆍ8월부터 매출, 수익 등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