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8ㆍ31부동산종합대책 후속 입법 가운데 하나로 내년 상반기에 도입할 예정인 기반시설부담금법 제정과 관련, 부담 비율을 당초 정부안의 절반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부담금 비율이 과도해 개발에 나설 수 없다는 업계의 요구 사항을 여당이 수용한 것으로 일각에서는 투기와 개발 이익 환수라는 8ㆍ31대책의 취지가 벌써부터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장선 열린우리당 제4정조위원장은 17일 “기반시설부담금 비율이 너무 높다는 데 당내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며 “정부 측에 수정 검토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가 검토안을 마련한 뒤 다음주 중 당정 협의를 거쳐 기반시설부담금 비율 조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부담금 비율을 당초 당정안인 20%에서 10~15%로 낮추는 방안 ▦기반시설부담금 부과 사안별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중 사안별 하향 조정안은 정부가 형평성 문제를 들어 반대하고 있어 획일적으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은 이와 함께 거둬들인 기반시설부담금을 지자체에 더 많이 배분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부담금의 70%를 광역지자체가 갖고 나머지 30%를 국가에 배부하고 있는데 여기에 기초자치단체를 추가해 지자체 배분 몫을 늘린다는 것. 이는 당초 당정안의 배분 비율이 강남에서 부담금을 거둬 강북 개발에 사용하는 길을 열어주지만 해당 지자체의 기반시설 설치 지원에 사용한다는 부담금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