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증시 고점에 대한 부담으로 주식투자를 주저하면서 증권주가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개인들이 증시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전까지 증권업종이 분위기 반전을 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종지수는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 보다 1.77% 떨어져 코스피지수 하락률(0.44%)은 물론 다른 업종지수 등락률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25일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다. 종목별로는 SK증권이 3.34% 내린 것을 비롯해 교보증권, KTB투자증권, 동부증권, 동양종금증권, HMC투자증권, 한화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이날 주가 상승에 성공한 증권주는 신영증권과 키움증권 등 두 곳에 불과했다. 증권업종지수의 고전은 이날 뿐이 아니다. 증권주들은 이달 들어 1.8% 오르는 데 그쳐 코스피지수 상승률(5.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지난 1월18일 기록한 올 최고치(3,223.29)와 비교하면 무려 16.7%나 뒷걸음질쳤다.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코스피와는 달리 증권업종은 고점 도달 후 오히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지난달(6조8,454억원) 보다 2조원 가까이 늘어난 8조6,000억원 이상이나 되지만 이에 대한 별다른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최고치 경신과 전체 거래대금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에 주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부진한 것을 증권업종 침체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사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영업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80~90%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개인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랩어카운트로의 자금 유입도 주춤한 상태기 때문에 증권사들 입장에선 코스피 최고점 돌파가 예상만큼 큰 호재는 되지 못하고 있단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강한 추가 상승을 이끌 만한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을 주식시장으로 유인할 때까진 당분간 증권업종의 의미 있는 반등은 힘들 것이라는 것이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입장에선 기관ㆍ외국인 거래 보단 개인투자자의 거래가 늘어야 수익이 증가하는데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뜸하다 보니 주가 상승 대열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며 “증권주가 추세적인 반등에 성공하기 위해선 개인투자자가 적극 증시에 뛰어들만한 모멘텀이 나타나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최근 시장이 좋아졌어도 증권산업에 보탬이 될만한 거래대금은 별로 늘지 않았다”며 “추가 상승에 대한 강한 확신이 서기 전까진 단기적으로 증권주가 반등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