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안방극장 또 '신데렐라 전성시대'

안방극장 또 '신데렐라 전성시대' '순자' 등 3편 여주인공 '남성통한 성공'그려 안방 극장에 다시 '신데렐라'전성시대가 열릴 듯 하다. 올겨울 잇달아 방송을 시작한 '그래도 사랑해'(SBS 주말극장)' '순자'(SBS 드라마 스페셜) '귀여운 여인'(KBS 월화드라마) 등 세 편의 주요 드라마가 모두 평범한 여성이 남성의 도움으로 행복과 부를 얻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 이는 최근 종영한 '여자만세'나 막바지로 접어든 '아줌마'가 스스로 현실을 개척해 가는 여성상을 그리고 있는 점과 사뭇 다른 것이어서 더욱 대조를 이룬다. 이들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모두 고졸학력 등의 지극히 평범한 여성들. 그러나 이들이 엮는 '인생방정식'은 양자로 극명하게 나뉜다. SBS '여자만세'는 '순자'나 '수리('귀여운 여인'의 여주인공)'로 살았을 법한 '다영'이 애인의 배신 이후 사회와 부딪히며 좌충우돌 끝에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을 담아 큰 인기를 모았다.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라고 회자될 정도로 사실적 묘사와 세밀한 대사 역시 화제가 됐다. MBC 월화드라마 '아줌마'역시 달라진 사회관을 반영한다. 믿었던 남편에게 배신을 당하고도 '힘'이 없다는 이유로 주저앉아 흐느끼던 과거의 여성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현실을 돌파해가는 여성상을 그려 아줌마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각각 미혼여성이기에 직장이 있음에도 은행 대출이 안되고 ('여자만세') 아이들과 함께 살지만 자신의 호적에 올릴 수 없는('아줌마') 엄연한 현실의 벽을 깨닫고 진정한 홀로서기를 시작해 나갔던 것. 하지만 새로 시작한 세 편의 드라마는 여성을 또다시 동화 속 환상세계로 회귀시킨 듯 하다. 각각 '강하고 억척스런 또순이'(그래도 사랑해) '사랑을 버리고 야망을 쫓은 여자'(순자) ''구김살 없는 꿋꿋한 여성'(귀여운 여인) 등의 장치를 더하긴 했지만 그 기둥 줄거리는 이른바 '신데렐라 스토리'와 큰 차이가 없다. 여성의 성공은 순수한 심성에 타고난 외모나 완벽한 남자에 의해 발굴되는 재능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지겹게 들어온 이야기를 또 되풀이하는 것. 한 시청자는 "현실에서 만날 법한 인물이라면 '수리'나 '순자'보다는 '다영'이 쪽이 가깝다"며 "누군가의 무엇이 되는 것만이 여성의 행복이라는 뻔한 귀결의 드라마가 아직도 넘쳐 나는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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