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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다문화 인구는 약 140만 명. 전체 인구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학교에서든 일터에서든 다문화인을 쉽게 만나볼 수 있지만 다문화 수용성은 아직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다문화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우리의 '이웃'으로 끌어안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CJ CGV(대표 서정)의 다양성영화 전문 브랜드 무비꼴라쥬가 2009년부터 해마다 개최해오고 있는 '다문화영화제'도 그런 맥락에서 마련됐다. 영화와 영화제를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소통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다.
제4회 다문화영화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혜화동 CGV 대학로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진행되고 있다. 개막식 자리에는 첫 이주 여성 출신 국회의원인 이자스민 의원이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국회의원이 아닌 (영화 '완득이'에서) 완득이 엄마로 출연한 배우 이자스민으로 인사 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문화사회는 선택이 아닌 현실이다.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며 "다문화영화제는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장(場)이니 이번 영화제를 통해 문화적 기회를 많이 주고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제 개막작으로는 다문화 노래단 '몽땅(montant)'의 창단 실화를 엮은 다큐멘터리 영화'나는 노래하고 싶어'가 상영됐다. 유수의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든 오정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 4월 사회적 기업 노리단과 사단법인 씨즈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후원을 받아 만든'몽땅'은 한국인과 미얀마ㆍ필리핀ㆍ티벳ㆍ중국ㆍ미국ㆍ몽골ㆍ필리핀ㆍ인도네시아 등 8개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결혼이주여성, 유학생 등이 노래를 통해 하나된 마음을 전한다. 몽땅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이주 17년 차 소모뚜(37ㆍ미얀마)는 "피부색과 배우고 못 배우고를 떠나 인간을 바라보는 보편적인 눈은 동일하다. 다문화는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음악을 통해 다문화의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며 바람을 전했다.
한편 CGV 대학로ㆍ구로ㆍ인천 등 3개관에서 다음달 11일까지 진행될 이번 다문화영화제에서는'파파'를 비롯해 '완득이', '마당을 나온 암탉' 등 다문화를 다룬 작품이 상영된다. 또 '비우티풀', '이민자' 등 개봉작 외에 '더 비지터', '로스트 인 베이징' 등 다문화 소재 미개봉 외국영화까지 만날 수 있다. 베트남 미개봉 영화'동쪽에서 온 진주'와'떠도는 삶'도 특별 상영한다. 영화를 보기 힘든 지역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영화관' 섹션을 통해서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을 강원도 홍천 생명건강과학관 야외 광장에서 무료로 상영한다. 국내 거주 다문화인구와 외국인 관객에게는 관람료를 2,000원 할인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