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4곳 중 3곳이 현대차의 노사합의 이후 `사용자의 대항권 강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대항권 강화방안으로 `고용조정 요건 및 절차 간소화`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또 10곳 중 9곳 가량의 기업이 이번 현대차의 협상이 국가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고, 6곳 이상이 현대차 방식의 주5일제가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기업 250곳을 대상으로 `현대자동차 노사협상 타결에 관한 기업인식`을 긴급조사,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기업 73.9% “대항권 강화해야”= 상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강력한 노조를 견제하기 위해 사용자의 대항권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기업이 73.9%(전적으로 동의 26.1%, 동의하는 편 47.8%)로 나타나 동의하지 않은 기업 17.7%(전혀 동의하지 않는 편 3.1%, 동의하지 않는 편 14.6%)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대항권 필요성에 대해
▲노조 있는 기업의 80.2%
▲노조 없는 기업 69.2%
▲대기업 83%
▲중소기업 66.7%가 각각 “필요하다”고 답해 노조가 있을수록, 대규모 기업일수록 노조 견제 필요성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에 대한 사용자의 대항권 강화방안(복수응답)으로는 고용조정의 요건 및 절차 간소화 응답이 51.5%로 가장 많았고, 노동조합에도 부당노동행위제도 적용(50.3%), 파업기간 중 대체근로 허용(43.7%),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30.5%), 파견근로 허용업종 및 기간 확대(24%) 등이 뒤를 이었다.
◇“국가경제 악영향” 88.1%= 현대자동차 노사협상이 다른 기업 및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 영향을 전망하는 기업이 88.1%(매우 부정적 영향 41.6%, 다소 부정적 영향 46.5%)로 나타나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 기업(6.6%)과 영향이 많지 않다고 보는 기업(5.3%)을 압도했다.
현대차 노사협상 타결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이유(복수응답)는 대기업의 원가상승 비용이 중소기업으로 전가돼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된다는 응답이 55.8%로 가장 많았고, `끝까지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교섭관행 확산(53.3%), 현대자동차 수준의 높은 근로조건 요구로 노사갈등 증가(36.7%), 국내 노사관계 여건에 관한 해외신인도 저하(34.7%)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방식의 주5일제가 도입된다면 귀사의 경영상황은 어떻게 변할까`라는 물음에 61.1%는 높은 임금 인상과 과다한 휴일로 기업경쟁력이 급락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15.5%는 외주ㆍ하청을 확대하고 생산공장의 해외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