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이폰6 특수에 대만 IT기업 대박

마이크로프로세서 칩 납품 TSMC 시가총액 연일 신기록<br>콴타컴·라간정밀도 매출 급증… 주가 6년여만에 최고치



대만 정보기술(IT) 업계가 애플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6 및 스마트워치의 주요 부품 조달기업으로 대만 업체들을 선택해 대만 IT들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대만 경제 전체로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을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로부터 납품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삼성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부품 다변화에 나서 대만 기업들이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삼성전자로부터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독점적으로 받아왔지만 지난해 아이폰6와 관련해 TSMC로부터 이 부품을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애플이 TSMC로부터 공급받는 비율을 60%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애플의 정책전환에 힘입어 TSMC의 올 상반기 매출은 3,312억4,000만대만달러(약 11조 3,000억원)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애플의 수혜 대상인 대만 기업은 TSMC뿐만이 아니다. 올 하반기부터 애플의 첫 스마트워치를 대량 생산할 예정인 콴타컴퓨터의 매출은 4,303억3,800만대만달러(약 14조 6,700억원)로 전년 대비 10.8% 늘어났다. 스마트폰 카메라렌즈 전문 생산업체인 라간정밀도 올 상반기 전년 대비 53.1% 상승한 168억3,000만대만달러(약 5,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라간정밀은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에 두루 납품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카메라렌즈 시장의 20%를 점유한 업계의 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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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애플의 아이폰 하청생산 업체인 폭스콘의 경우 애플 아이폰6가 본격 출하되는 3·4분기(7∼9월)에는 매출이 10∼15%가량 늘어나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일분기 매출이 1조대만달러(약 34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IT기업들의 실적호조로 주가도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 자취엔지수는 10일 9,500.23포인트로 마감하며 6년여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연초 대비 10.27% 상승한 수준이다. 대만 증권업계는 당초 자취엔지수가 올해 최고 9,200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으나 상반기에 이미 이를 뛰어넘은 셈이다. 11일 폭스콘 주가는 주당 109대만달러(약 3,700원)에 거래를 마쳐 2년3개월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TSMC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태다.

미 경제전문 방송 CNBC는 대만 경제가 스마트폰 특수에 힘입어 올 들어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5월 대만 정부는 올 대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82%에서 2.98%로 상향했다. 5월 대만 산업생산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전년 대비 5.19% 오른 109.56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량은 같은 달 11.88% 늘어나 전달의 증가율(8.09%)을 웃돌았다.

이처럼 애플의 간택을 받은 대만 부품업체들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주요 아시아 신흥국 중 전자전기 산업의 비중이 높고 수출 의존도가 높아 '쌍둥이 경제'로 불렸던 한국과 대만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도 커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투자가들은 한국 증시에 18억달러를 투자했지만 대만 증시에는 5배 가까운 83억달러를 쏟아부었다. @sed.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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