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보장률 76%→83%… 환자 1인 부담 114만원서 65만원으로

■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br>방사선 치료 등 단계 적용 확대… 159만명 수혜<br>급여 항목 편입 필수 의료서비스는 5~10%만 부담<br>카메라 달린 캡슐 내시경 등 선별 급여 항목도 신설


정부가 26일 발표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조치가 실행되면 건강보험 보장률이 높아져 159만명에 달하는 암ㆍ심장질환ㆍ뇌혈관질환ㆍ희귀난치질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현재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는 1,000여개의 의료서비스 항목 가운데 올 10월부터 4대 중증질환 관련 초음파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내년에는 심장질환에 대한 MRI 검사가 급여 대상에 포함된다. 현재 MRI는 4대 중증질환 가운데 암과 뇌혈관 질환에만 건보 적용을 받고 있다.


또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와 1병 가격이 32만원에 이르는 백혈병 치료제, 월 투약비가 400만원이 넘는 항암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방사선 치료 등도 내년에 급여로 전환되거나 기준이 확대된다.

이 밖에 뇌혈관 혈전 제거 시술에 사용되는 풍선 카테터 등 치료재료, 뇌종양의 정확한 위치를 탐지하는 기술은 2015~2016년 급여 항목에 새롭게 포함된다.

급여 항목으로 편입된 필수 의료서비스는 환자 본인이 진료비의 5~10%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는 이번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계획을 통해 급여와 비급여 외 '제3의 지대'인 선별 급여를 따로 만들기로 했다. 높은 비용에 비해 치료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의료 수요가 큰 약이나 기술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급여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안이다.

이는 중증질환의 보장성을 제고하면서도 지나친 재정 부담은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본인부담률을 필수 급여보다 훨씬 높은 50~80%로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카메라 내장형 캡슐 내시경(비용 100만~200만원), 초음파로 절단·지혈하는 절삭기(40만~125만원), 유방 재건술(150만~750만원) 등은 지금까지는 비급여 항목에 포함돼 비용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했지만 단계적으로 선택급여 항목으로 지정해 환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말 현재 1조8,100억원(건보 법정본인부담 6,100억원+비급여 1조2,000억원)인 4대 중증질환자의 부담 의료비가 2016년 이후 1조400억원(본인부담 9,600억원+비급여 800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조2,000억원인 비급여 중 6,9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필수 의료서비스는 건보 급여 항목에 포함되며 4,300억원 정도인 비필수 서비스는 선별급여 항목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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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은 75~76%에서 2016년 이후 82~83% 수준까지 올라가고 환자 1인당 부담금액은 114만원에서 65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구체적으로 대장암 환자 A씨(47)의 경우 2008년 전이성 결장암(난소로 전이된 상태)으로 진단 받아 대장절제 수술을 받고 지속적으로 항암제를 투약했는데 현행 제도 아래서는 총 의료비 1,918만원 가운데 1,625만원(비급여 항암제 1,600만원 등)을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A씨가 만약 2016년 이후 진료를 받는다면 치료에 필요한 고가 항암제(월 300만원)가 필수급여로 전환돼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돼 98만원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뇌혈관질환자 B씨(59)도 2011년 손발 저림 현상을 보이다 노동맥류 진단을 받은 뒤 2012년 11월 수술을 받고 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초음파 영상 등 검사와 수술 등에 들어간 799만원 가운데 230만원을 자신이 냈다. B씨가 만일 2016년 이후 같은 치료를 받는다면 뇌혈류 초음파검사(22만원)와 수술부위 두개골 대체용 인공 뼈(50만원) 등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아 53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가 4대 중증질환부터 보장성 강화 계획을 마련한 것은 과중한 국민의 의료비 부담 완화와 재정 부담을 동시에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2011년 기준 건강보험 총 진료비가 연간 500만원 이상 발생한 상위 50개 질환 중 4대 중증 질환 진료비는 61%를 차지했다.

정부는 이번 보장성 강화 계획에 따라 신규로 투입되는 비용 2조3,800억원을 포함해 앞으로 5년간 총 8조9,9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4조6,000억원가량 쌓여 있는 건강보험 누적적립금과 보험 재정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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