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실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열 마케팅을 없애겠다는 이통사의 약속은 지난 십수년 동안 수도 없이 나왔다. 2003년에는 당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중재로 이통 3사가 클린마케팅에 나섰고 2009년 7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앞에서는 '당장 지금부터 마케팅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문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다시 시장은 혼탁해졌고 서비스 경쟁도 요원해져갔다. 이통사의 이번 다짐이 공허하게 들리는 게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불법 보조금이 줄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은 성장을 멈췄는데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해 가입자 확보만이 유일한 수익원이 됐다. 이러니 시장포화- 성장둔화-마케팅 과열-요금인하 여력 축소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대안으로 해외진출을 꾀하고도 있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다. 통신산업의 특성상 규제장벽이 항상 뒤따르는 탓이다. 이통사가 마케팅 경쟁의 서비스 경쟁 전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역시 규제 때문이라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 수익성을 높이면 시장과열도 사라지고 요금도 낮아진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방안이다. 지금처럼 통신산업을 규제 대상으로만 취급한다면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이통사들이 미래 수익원 창출에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그 결실이 국민들의 편익증대로 이어지는 정책의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통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다짐이 공염불이 되지 않을 방법은 이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