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6ㆍ4 국민의 선택] 경기·인천·강원 대혼전 속 더딘 개표 … 후보들 막판까지 초긴장

■ 투개표 이모저모

인천 유정복-송영길 뒤집어진 출구조사에 "안도" "실망" 갈려

강원 최흥집-최문순 예측불허 승부… 매시간 엎치락뒤치락<br>부산 서병수-오거돈도 '경합' 결과에 개표내내 가슴 졸여

4일 실시된 6·4지방선거에서는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곳이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후보들이 손에 땀을 쥐고 개표방송을 지켜봐야 했다. 주요 시도 가운데서는 서울만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일찌감치 승세를 굳혔을 뿐 경기와 인천·강원 등에서 개표 막판까지 안심을 할 수 없는 일진일퇴의 혼전 양상이었다.

이날 오후11시 현재 서울은 개표율 4%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가 58.59%로 40.63%의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20%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여유 있게 앞서 나갔다. 박 후보 측은 "선거기간 내내 우세를 지켜왔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개표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박 후보는 은평구 공관에서 휴식을 취하며 캠프 사무실에는 오후 늦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 후보 측은 의외로 큰 표 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충격에 휩싸였다. 정 후보는 개표 초반인 오후9시께 캠프 내 개인사무실로 들어가 개표방송을 혼자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개표 진행이 초판인데다 강력한 지지 기반인 강남3구 등이 아직 개표가 진행되지 않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막판까지 기대감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정 후보 지지자들이 캠프를 하나둘 떠나며 한산한 모습을 보였고 정 후보 측근으로 꼽히는 김성태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맞붙은 인천시장 선거는 초박빙 혼전이 될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두 후보 캠프는 개표 과정 내내 초긴장 상태를 보였다.


이날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는 유 후보 49.4%, 송 후보 49.1%로 초접전의 승부가 예고됐다. 실제 개표가 5%대로 진행된 이날 오후11시 유 후보는 52.45%를 얻어 45.75%에 머물고 있는 송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왔다. 선거 초반 열세를 보이다 막판 맹추격을 벌인 유 후보 측은 근소한 차이지만 일단 송 후보를 앞섰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최종 결과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 후보 측 관계자는 "낙관적인 전망과 비관적인 전망이 교차했는데 출구조사 결과가 좋게 나와 다행"이라며 "혼전 양상으로 선거가 진행됐지만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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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송 후보 측은 낙승을 예상했다가 출구조사 결과와 초반 개표 결과가 유 후보에게 뒤지자 실망한 기색을 보인 가운데 초조한 모습으로 결과를 지켜봤다. 송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 건물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박남춘·윤관석 의원 등과 함께 출구조사 결과를 보다가 잠시 쉬고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송 후보 측 관계자는 "그동안 모든 여론조사에서 송 후보가 우세했던 점을 고려하면 출구조사 결과는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그러나 4년 전에도 일부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송 후보가 승리한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기간 내내 초박빙 양상을 보여온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가 '경합'으로 나오자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서 후보 캠프는 지상파 공동 출구조사에서 서 후보가 51.8%를 얻어 48.2%를 기록한 오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오자 환호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부산 지역 국회의원과 지지자 등과 함께 선거캠프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서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섰는데 계속 이렇게 진행됐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 후보 캠프에서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한 종합편성채널의 조사에서 서 후보를 7%포인트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부산시장 개표율이 7%대를 보이고 있는 오후11시 현재 서 의원이 53.59%로 46.40%의 오 후보를 앞서고 있다. 오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언제 역전이 될지 알 수 없다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무소속 후보 간 접전이 예상됐던 광주의 경우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압승을 거둘 것으로 나타나자 윤 후보 선거사무실은 축제 분위기에 빠졌다. 이날 오후 광주 서구 농성동 선거사무실에는 방송 3사의 출구조사를 앞두고 3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부인 손화정씨와 함께 등장한 윤 후보는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묵묵히 지켜봤으며 눈시울이 붉게 젖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윤장현'을 외치며 기뻐했고 일부 여성 지지자들은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출구조사 결과 지지율 차이가 1~2% 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압도적인 표차가 날 것으로 발표되자 지지자들은 믿기지 않는 듯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확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윤 후보는 "광주시민의 선택에 대해 겸허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광주의 새로운 변화를 어떻게 펼쳐나갈지 고민하겠다"며 "아직은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충북지사 선거에서 맞붙은 새누리당의 윤진식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시종 후보가 여론조사는 물론 4일 출구조사에서도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최종 투표율이 58.8%를 기록, 4년 전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투표가 끝난 뒤 공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 격차도 2.1%포인트에 불과해 투표함이 열릴 때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도 대전시·세종시·경기도·강원도·충청북도 등에서도 새벽까지 혼전을 거듭했다. 이 같은 접전이 계속되면서 개표가 신중히 이뤄지다 보니 개표도 더디게 진행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접전지역의 경우 5일 새벽에나 당선자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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