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상용화 눈앞 '틸트로터' 힘찬 도약… 무인기강국 꿈이 여문다

■ 국산 무인항공기 개발현장 고흥항공센터 가보니…

美 이어 세계 두번째 기술 개발… 2024년부터 본격 양산 목표

장기비행 EAV-2 개발도 한창

8년후 세계시장 125억弗 전망… 선점 위해선 규제완화 등 과제

'틸트로터(Tilt Rotor)' 기술이 적용된 '고속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TR-60)'가 고흥항공센터 시험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틸트로터 무인기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 두 번째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 독자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공=항우연

'쉬이잉~~ 쉬이잉~~~'

'틸트로터(Tilt Rotor)' 기술이 적용된 '고속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TR-60)'가 고흥항공센터 시험 활주로를 박차고 올랐다.

약 5분간 헬리콥터 형태로 비행하던 TR-60은 적당한 고도에 이르자 프로펠러를 90도 기울여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고 시속 250㎞/h의 속도로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틸트로터는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이동 중에는 회전 날개를 기울여 일반 비행기와 같은 방식으로 비행하는 차세대 항공기술이다.


지난 10일 전라남도 고흥의 항공센터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자체 개발 중인 TR-60과 태양광 장기체공 전기동력무인기(EAV-2), 유인기를 무인기로 전환한 유·무인복합기(CFT) 등의 시험 비행이 실시됐다. TR-60은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틸트로터 무인기 '스마트무인기(TR-100)'의 실용화 모델이다. 동체 길이 3m에 210㎏ 중량의 TR-60은 최대 6시간 동안 공중에 머물며 250㎞/h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운용거리는 60㎞에 이르며 4.5㎞ 상공에서의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헬리콥터보다 2배 빠른 속도로 높은 고도에서 비행할 수 있어 넓은 지역의 감시·수색·정찰·운송·통신 중계 등의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관련기사



주진 항우연 항공연구본부장은 "기술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개발했지만 상용화에 박차를 기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뿐이라는 점에서 성공하면 틸트로터 무인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우연이 공을 들이고 있는 TR-60 사업은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상태로 오는 2020년 상용화하고 2023년까지 선도형 틸트로터 무인기 개발을 완료해 2024년 본격 양산이 목표다.

EAV-2H와 CFT의 개발도 한창이다. EAV-2H는 자동차의 동력을 빌어 이륙하는 무인기로 성층권까지 올라갈 수 있고 태양광을 동력으로 하는 탓에 장시간 비행이 특징이다. EAV-2는 국내 무인기 최초로 고도 10㎞까지 상승하는 데 성공했으며, 7~8월에 EAV-3로 업그레이드해 12㎞ 비행에 도전할 예정이다. 또 CFT는 유·무인 복합 비행기라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즉 사람이 직접 타서 조종을 할 수도 있고 지상 통제 차량(GCS)의 조종만으로도 공중에 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지난해 53억달러 수준이던 전 세계 무인기 시장은 2023년 125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10% 내외의 성장세로 같은 기간 항공산업 전체 성장 전망치 4%를 뛰어넘는다.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 시장 전망치를 보면 2013년 9,000억달러에서 2022년 5억2,500만달러로 연 22%의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규제와 안전사고는 상용화 이후 상업화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우선 무인기 운용을 위한 절차가 복잡하고 군부대 등 전국 곳곳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을 해제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항공법에 따르면 12㎏ 초과 150㎏ 이하 무인기는 지방항공청에 신고해야 하며 운항은 무인항공기조종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따로 비행허가를 받지 않고 운항할 수 있는 유럽이나 호주와 달리 남북분단이라는 특수 상황 하에서 항공법 개정이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권대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