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 위로 은하수가 흐르는 곳… 낮 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도시

중국 상하이<br>빌딩·유람선 색색 조명 화려한 밤거리 수놓아<br>강변 아르데코풍 건물은 유럽 도시에 와 있는 듯<br>숨겨진 보석 치바오 등 구시가지엔 옛전통 가득

황푸강 유람선을 타고 바라본 상하이의 야경. 동팡밍주, 세계금융센터, 진마오 빌딩 등 3대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초고층 빌딩이 줄지어 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운하마을 치바오 전경.

상하이 구시가지의 명물 구곡교. 뒤편으로 대표적인 맛집 난샹만두점이 보인다.

현지인·관광객들로 붐비는 상하이 구시가지의 상점가.

상하이 구시가지에 위치한 위위안은 중국을 대표하는 강남식 정원이다.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상하이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황푸강(黃浦江)으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풍경은 여느 대도시와 별반 다를 바 없다. 하늘에 닿을 듯 솟아오른 마천루, 어지럽게 자리잡은 고가도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도시의 모습이다. 하지만 인구 2,000만의 상하이를 특징 없는 회색 도시라고만 생각하면 안 된다. 상하이는 밤이 되면 다채로운 조명이 도시 곳곳을 수놓는 매력적인 도시로 변모한다. 황푸강은 고층 빌딩과 유람선들이 뿜어내는 조명 빛깔로 아름답게 물들고 고가도로의 파란 조명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자동차 행렬과 어우러져 은하수를 연상시킨다. ◇낮보다 아름다운 상하이의 밤=황푸강 동쪽에 있다고 해 푸동(浦東)이라고 불리는 신개발 지구에는 상하이 3대 랜드마크가 자리잡고 있다. TV타워 '둥팡밍주(東方明珠)'는 구슬 세 개를 박아놓은 듯한 독특한 외관을 뽐낸다. 세계 4번째이자 중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국제금융센터와 복(福)을 상징하는 팔각형의 형태를 띤 진마오 빌딩은 아시아 금융허브로 떠오른 상하이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이 건물들을 중심으로 반경 200m 이내에는 아찔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초고층 빌딩들이 화려한 조명을 밝히며 줄지어 서 있다. 둥팡밍주, 국제금융센터, 진마오 빌딩 등 초고층빌딩의 꼭대기에는 어김없이 전망대가 있다. 입장료는 100위안(약 17,000원)내외로 비싼 편이지만 영화 '미션임파서블3'의 촬영지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야경 명소를 보려면 한번쯤 투자해 볼만하다. 좀더 여유롭게 상하이의 야경을 즐기고 싶다면 와이탄으로 가야 한다. 황푸강 건너로 푸동의 고층빌딩 숲이 한눈에 보이는 와이탄은 유난히 연인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강변 산책로를 따라 늘어선 신고전주의나 아르데코풍 건물들 사이를 거닐다 보면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야경 관광에 다리가 아파올 즈음 황푸강 유람선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 황푸강 유람선은 대부분 와이탄 남단에서 출발하며 강변 곳곳에서 매표소를 찾을 수 있다. 배 위에 올라서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여러 각도에서 상하이의 야경을 즐길 수 있어 전망대나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야경과는 또 다른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상하이의 숨겨진 보석, 치바오= 치바오(七宝)는 외국인보다 현지인들에게 더 유명하다. 북송시대 만들어져 명·청시대 전성기를 이뤘던 이 곳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구베이와 상하이 제2의 공항인 홍차오 공항과 가까우니 잠시 짬을 내 구경해 보자. 치바오에 들어서면 좁고 붐비는 골목 사이로 말린 닭 머리, 돼지코 구이 등을 파는 이색 식료품점과 기념품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개업을 축하하는 폭죽 소리와 호객꾼들의 흥정 소리로 가득 찬 시장통을 빠져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한 운하가 나타난다. 이탈리아 베니스를 동양으로 옮겨놓은 듯한 운하의 정취는 상하이의 '보석'이라 불릴 만 하다. 특히 치바오에서는 일인당 10위안(약 1,700원)이면 사공이 손수 운전하는 나룻배를 타는 호사를 누릴 수 있어 제대로 운하 마을을 둘러 볼 수 있다. ◇옛모습을 간직한 구시가지= 지금의 상하이는 중국 경제성장의 상징인 초현대식 건물로만 기억되지만 중국적 색채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구시가 지역이 아직 남아 있다. 특히 와이탄에서 1㎞정도 떨어진 구시가지는 16세기 축조된 성곽의 잔해와 누각, 절 등 오래된 건축물들이 남아 있어 상하이의 과거를 짐작해볼 수 있다. 구시가지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은 위위안(豫园)이다. 1559년 명나라 고관이 아버지를 위해 세운 강남식 정원으로 18년간의 공사 끝에 완성됐다. 사자성어 점입가경(漸入佳境)의 유래가 된 회랑 '점입가경'을 지나 인공산인 대가산, 인공호수, 용벽 등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섬세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매일 1,000여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지만 한가로운 아침 시간을 이용하면 연못 속 잉어와 살랑거리는 대나무 사이에 자리한 누각에서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위위안을 둘러싼 상점가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중국 전통 건축양식 건물과 빼곡히 자리잡은 1,000여개의 상점들은 늘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특히 시장 중심부에 위치한 난샹 만두점은 상하이의 소문난 맛집이다. 항상 100m 이상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이 곳은 다른 만두점에 비해 음식 값이 비싼 편이지만 육즙을 그대로 머금고 있는 만두는 꼭 맛봐야 하는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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