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5월 14일] 소비자 외면하는 소방공사 분리발주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존경받는 성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일 것이다. 항상 낮은 데로 임하셨던 김수환 추기경이나 '무소유'를 설법하셨던 법정스님이 존경받는 이유도 바로 보통의 사람들이 버리기 어려운 이기심을 버리셨고 인생의 대부분을 남을 위해 보내셨기 때문이다. 기업에 사회에서 존경받기 위해 이기심을 버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업은 존재 목적 자체가 이윤 창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업들에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이윤을 얻으며 소비자와 상대방을 배려하라고는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사회를 통해 이윤을 얻는 것이고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기업은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소방공사 업계가 소비자인 건축주의 불편을 초래하고 건축물을 공동 시공하는 동업자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려 해 우려된다. 소방공사를 따로 떼어 시공하도록 분리 발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물은 토목, 철근 콘크리트 공사부터 미장ㆍ방수ㆍ창호ㆍ도장ㆍ설비ㆍ가스ㆍ난방공사 등 수십개의 공종이 유기적으로 연관돼 시공된다. 건축물의 한 요소를 분리 시공하게 되면 시공과정에서의 비효율ㆍ부실시공뿐만 아니라 사후관리ㆍ하자책임 등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요자인 건축주 입장에서는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건축주에게 비용이 많이 들고 관리가 힘들 뿐 아니라 품질저하도 우려되는 방식을 의무화한다고 하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관련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벌금 등의 형사처벌을 하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고 한다. 과연 법이 누구를 위한 법인지 묻고 싶은 대목이다. 소방공사 업계도 나름대로 이유는 있겠지만 방법론이 잘못됐다. 저가하도급이 문제라면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은 곤란하다. 한달 후면 국회에서 법안이 논의될 것이다. 국회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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