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고속 노조는 지난 10일 전격적으로 파업을 벌여 인천 직장인의 출근길 발을 꽁꽁 묶었다. 11일이 되자 사측은 역시 전격적으로 직장폐쇄라는 강수를 뒀다. 삼화고속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은 양측의 갑작스런 대치가 의아스럽기만 하다. 삼화고속 노사 갈등의 원인은 겉으로는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있다. 정작 속내를 들여다보면 서로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삼화고속 노사는 파업 나흘째를 맞아 여전히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놓고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파업과 직장폐쇄에 따른 시민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드러난 쟁점은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다. 노조는 현 시급 4,727원(광역)에서 973원 인상(20.6%)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165원 인상(3.5%)안을 제시하며 맞서 있다. 또 만근일수(한 달에 근무해야 하는 기본일수)를 놓고 노조는 현 13일을 11일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13일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요구와 반박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사측의 김진현 전략ㆍ영업이사는 "노조는 10년 동안 임금인상이 없었다고 하지만 지난해 5% 인상했다"며 "노조안 대로라면 추가 인건비만 1년에 40억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김 이사는 "근로시간을 줄여달라는 것도 있지만 초과근무수당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나대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삼화고속지회 지회장은 "지난해 5% 인상한 것은 맞지만 대신 300%이던 야간근무수당을 200%로 삭감해 결과적으로 임금은 인상되지 않았다"며 "사측의 3.5% 인상 주장도 요금인상(현 2,200원에서 2,500원)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근무시간의 경우 그는 "격일 근무인데 하루 20~21시간 근무하는 방식으로 13일 만근해 손에 드는 돈은 130만여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또 복수노조에 따른 선명성 경쟁이 현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7월 복수노조 시행으로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새롭게 출범했으며 기존 한국노총 노조와의 물밑 경쟁이 오늘과 같은 사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오히려 사측이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따진다. 나 지회장은 "민주노총을 탈퇴해 한국노총 노조로 가입하라고 조합원을 종용하고 있다"며 "어용노조와 부당노동행위와 관계된 증거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재 노사는 한 목소리로 "교섭의 의지는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화를 해도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삼화고속은 인천의 광역노선 26개 노선(333대) 중 20개 노선 242대의 버스를 운행하는 회사로 지난 45년 동안 인천 버스 노선의 대부분을 책임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