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경제단체장 소환 통보등 정치권 횡포 度넘었다

[정쟁에 발목 잡힌 기업]<br>동반성장 질의 명분이지만 기업인 압박해 票얻기 속셈<br>한진重 노사분규 관련 조남호 회장 출석 요구도<br>"친서민 이미지 각인" 여야 경쟁하듯 압박 나서

표심을 노린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정치권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공청회 출석요구서를 경제5단체장에게 보내 소환을 통보했다. 국회 차원에서 동반성장 문제를 따져보겠다는 게 명분이지만 속내는 다른 곳에 있다. 기업인들을 압박해 표를 얻어보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 물론 정치권은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나 불공정거래 행위 등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두루 들어볼 수 있다. 그러나 굳이 대기업 총수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 회장)이나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CJ 회장)을 출석시켜 질의를 하려는 데는 포퓰리즘과 무관하지 않은 순수하지 않은 저의가 깔려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이번 소환은 지난 21일 허 회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과 감세 철회 등의 정책은 면밀한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나왔다.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포퓰리즘성 정책에 대해 재계의 의견을 제대로 내겠다"고 꼬집은 데 대한 반격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또 정치권이 재계의 비판을 기선 제압하는 동시에 경쟁적으로 서민을 위하는 '충정 어린 모습'을 과시, 표심을 얻고 싶어하는 의도도 숨어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한진중공업 노사분규와 관련해 청문회에 조남호 회장을 부르는 것 역시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정치권이 노조 편향적으로 대기업 회장을 불러 압박하며 표를 얻겠다는 복심이 깔려 있다. 대기업 성토를 통해 "친서민ㆍ친중소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정치권의 속셈은 여야를 막론하고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22일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포퓰리즘 정치보다 무서운 게 납품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같은 시장 마키아벨리즘"이라고 밝혔다. 이어 24일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도 간담회를 자청해 "대기업은 그런 비판을 함과 동시에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불의하고 불공정한 거래를 척결할 때 더 사랑 받고 성장할 수 있다"고 힘을 더했다. 정치권 입장에서는 재벌 총수인 허 회장 등을 불러다 혼내주며 대기업의 횡포를 꾸짖고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극적인 이벤트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가뜩이나 양극화 심화 때문에 민심이반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차제에 대기업을 신랄하게 공격해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싶은 게 한나라당의 속내로 읽혀진다. 민주당 역시 서민 마음잡기 싸움에서 뒤질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결국 차분하게 경영에 전념해야 할 기업인들의 어려움은 아랑곳없이 포퓰리즘 선명성 다툼 때문에 그저 불러다 '호통 쇼'를 벌여보겠다는 저급 정치에 기업들은 속앓이를 하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정치권의 호출 요구를 접한 국민들 사이에서 국회가 누구든 부를 수 있다고 해서 정치적으로 불순하게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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