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패를 못한 사연

제5보 (49~62)



이세돌은 좌변을 더이상 건드리지 않고 백66으로 손을 돌렸다. "신천지 개척인가. 좌변에서는 공연히 칼을 뽑았다가 스타일만 구겼구먼. 상당히 보태 주었지?"(필자) "별로 많이 보태 준 건 아니에요. 게다가 아직 약간의 뒷맛이 남아있어요."(윤현석) "아직 좌변의 백이 덜 죽었나?"(필자) "아직도 패로 버티는 노림수가 남아있어요. 백은 팻감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윤현석) 그렇다면 백은 70으로 그 패를 시작해 볼 수도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세돌은 패를 결행하지 않고 실전보의 백70으로 두었고 구리는 재빨리 흑71로 좌변을 보강했다. 여기까지가 필연이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참고도1이 모든 의문을 해소해 준다. 만약 백이 70으로 좌변을 두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선 참고도1의 백1로 단수를 쳐야 하고 계속해서 백3으로 단수를 쳐야 한다. 그리고 비로소 백5, 7로 두어서(8은 3의 왼쪽. 11은 3의 자리) 패를 내게 된다. 백은 9가 기분좋은 팻감이지만 흑에게는 12라는 자랑스러운 팻감이 있어서 백이 견딜 수 없다는 얘기. 게다가 흑은 2로 응수하는 것과 4로 응수하는 것이 모두 부분적으로 상당한 이득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연고로 백은 좌변의 패를 결행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백74와 78은 각각 승부수였다. 우변을 당장 살리는 것은 상변이 허술하여 어차피 이길 수 없다고 보고 상변을 최대한 키운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 구리도 계속 실속을 취하여 마지막 전투에 대비했다. 백80으로 움직여 난투가 벌어졌는데 백80은 다소 의문이었다. 차라리 참고도2의 백1 이하 7로 중원을 키웠으면 흑도 겁나는 바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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