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광풍에 온 국민이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집을 산 사람은 ‘향후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요, 판 사람은 ‘더 오르면 어떻게 하나’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또 집이 없는 사람은 ‘영영 집을 사지 못하는 것 아닌가’ 잠 못 이루고,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지금이 팔 때가 아닌가’ 시름에 잠겼다는 것이다.
다소 과장된 듯 하지만 추석 이후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값 랠리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는 이야기다. 대통령이 “하늘이 두쪽 나도 집값만은 잡겠다”고 공언했지만 집값은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국민들이 이런 심정을 가질 만하다. 상황이 이러니 구체적인 수치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정부 당국자들도 주위의 원성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는 있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불쑥 신도시 건설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물론 집값 오름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지만 공급 위주의 대책은 향후 수도권의 주택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적절한 정책 변화라는 얘기다.
사실 이번 부동산값 파동은 예견된 것이었다. 참여정부 임기 초기부터 각종 수요 억제책으로 꾹 눌러놓았던 매수 대기 세력에다 내 집 마련의 타이밍을 찾던 사람들은 언제든 기회만 되면 집 사기에 나설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도 이를 잘 뒷받침해줬고 내년이면 정권 교체가 되고 정부의 부동산정책도 180도 변할 것이라는 믿음도 집값 급상승을 뒷받침해줬다.
이제 우려되는 상황은 서민들이 수도권 전역에서 무차별적으로 오른 가격으로 집사기 대열에 뒤늦게 동참하려는 움직임이다. 전재산을 올인해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고 집 한 채 장만했는데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거품마저 빠진다면 만회할 길은 요원하다. 이 대목에서 적절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가 다음주 추가 부동산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용적률을 높여 공급 물량을 늘리고 기반시설 비용을 정부가 부담해 분양가도 인하하겠다는 것이 요지이다. 참여정부에서 더 이상 부동산대책을 세울 기회는 없다. 다소 시간을 늦춰서라도 이번만은 구체적이고 시의 적절한 내용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만약 또 다른 논란을 부추길 내용의 정책이 나온다면 참여정부의 남은 1년 동안 부동산시장은 혼란으로 마감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