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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신도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이모(50)씨는 최근 사무실 내부를 카페형으로 꾸민 곳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젊은 고객층의 반응이 좋다는 지인의 귀띔에 결국 인테리어 업체 한 곳과 계약을 마쳤다.
공인중개사사무소가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거래는 위축으로 업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황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21일 일선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무실을 카페처럼 꾸미는 중개업소들이 속속 느는가 하면 '직방'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등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조직력을 키우는 곳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카페형으로 사무실을 개조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친절한 동산씨'의 황종섭 대표는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삼다 보니 더 친근한 분위기로 내부를 꾸미게 됐다"며 "업체명도 특이하고 인테리어도 독특해서 고객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의 윤앤정공인의 윤종규 대표도 카페형으로 리모델링한 사례다. 그는 "5,000원짜리 커피 파는 곳도 예쁜 인테리어를 하는데 몇억씩의 거래가 이뤄지는 기존의 부동산은 너무 사무적인 느낌이 강하다"며 "리모델링 후 사무실을 찾는 고객들은 이곳이 카페냐고 물어볼 정도로 다들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직방 등 모바일 네트워크나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등 온라인 네트워크로 묶이는 업체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모바일·온라인을 통해 전국의 매물을 홍보·관리하고 오프라인 업체들이 실제 매물 중개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중개 애플리케이션인 '직방'의 경우 2,500여개의 제휴 업소와 연결돼 있으며 올해 말까지 5,000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방 제휴 업체인 서울 마포의 A공인 관계자는 "모바일에 올린 매물을 보고 연락하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 30~40여통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개업체들의 이 같은 변신은 시장 상황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등록 공인중개업자는 8만3,866명인 반면 올해 5월까지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39만8,000건이다. 5개월 동안 중개업자 개인당 평균 거래가 4.74건(월 0.95건)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성북구에서는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50% 낮추겠다고 내건 업체도 출현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기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과거와 달리 젊은 고객층도 무시할 수 없는 비중으로 늘어나고 있어서 끊임없이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