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16일] 고물가-고임금 악순환 경계해야

지속적인 물가상승으로 인금인상 요구를 비롯해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물가상승-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근로자의 높은 임금인상 요구-기업의 제품 값 인상-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손쓰기 어렵고 그래서 경제는 더 망가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지난해 3ㆍ4분기까지 3%대를 밑돌았던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4%대를 웃도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런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상반기 중 임금인상이 타결된 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 6,745곳의 평균 협약 임금 인상률은 지난 1월 7.0%, 3월 5.4%, 5월 5.0%, 6월 5.1%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고유가 등으로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되면서 실적부진 업종을 중심으로 노사가 임금을 동결하거나 소폭 올리는 선에서 타결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물가상승이 임금인상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자동차ㆍ조선ㆍ금융 등 상대적으로 호황을 보이는 업종을 중심으로 물가상승을 이유로 한 높은 임금인상 요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게 확산될 경우 ‘물가와 임금상승의 악순환’은 현실화할 수 있다. 당장 현대차 등 완성차 노조는 산별교섭 문제와 임금인상폭을 놓고 사측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으며 금융노조와 조선업계 노조 등도 지난해보다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제시해놓고 있다. 고물가의 악순환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ㆍ기업ㆍ노조 간 상생의 정신이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 노조의 고통분담 자세가 절실하다. 인플레이션의 타격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 등에게 훨씬 크다. 국내 최고 임금 수준인 자동차ㆍ조선ㆍ금융업종 노조가 높은 임금인상을 고집해 물가상승을 부추기면 중소기업과 비정규직들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공공 부문 임금 및 요금을 동결하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기업은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근로자들의 고물가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물가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고유가라는 외부 요인이다. 서로의 양보와 희생으로 극복하는 것 외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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