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역 간 양극화에서 과목별 양극화까지 현재진행형이다. 강남과 영어로 대표되는 양극화의 정점 아래에는 비강남과 비인기 과목의 그림자기 드리워져 있다. 학부모와 학원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양극화 현상을 그려봤다.
고3 한달 학원 안 가면 세계일주할 수 있다…삼성동의 한 수험생 엄마, 학년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많고 일인당 학원비가 월 500만~600만원에 달한다며.
IMF? 그런 게 있었어요? 여긴 경제위기란 것 몰라요…대치동 H학원 원장, 경기가 아무리 나빠도 대입 경쟁이 살아 있는 한 대치동의 학원 경기는 꺼질 수 없다고 장담하며.
우등생 엄마는 몸빼를 입어도 대우받고 지진아 엄마는 장관 사모님이라도 기 못 편다…대치동 고1 엄마, 가장 중요한 것은 학원에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는 엄마들 간의 소모임인데 공부 못하는 아이의 엄마는 입회 자격은 물론 식사를 나누는 경우도 없다고.
공부 못하면 어때, 빌딩 사지, 뭐…대치동 엄마들은 절약하고 정보 모아서 아이들 교육에 매진하지만 거부가 많은 압구정동이나 동부이촌동 엄마들은 아이들이 아니다 싶으면 빌딩 하나씩 사주는 행태를 빗대서.
고3 엄마는 구석기 시대, 유치원 엄마들은 광통신 시대…대치동 I보습학원 원장, 학년이 내려갈수록 자녀교육에 대한 열의와 학생 수준이 높고 정보 교류와 투자(해외여행 등)도 활발하다며.
연예계와 닮은꼴인 대치동…40대 초반 학원 원장, 유명 학원과 스타 강사에 대한 입소문에 따라 이리 저리 휩쓸리는 행태를 소문에 부침하는 연예계와 비교하며.
초등학생 영어 교재비로만 월 22만원 나갔다…목동의 한 주부, 아이가 영어 교과서로 공부하는데 환율이 올라 과외비와는 별도로 지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숨 쉬며.
미납 때문에 문 닫을 지경…수유동 Y 중등보습학원 원장, 3개월 이상 미납되면 100만원 이상 손해나는데 억지로 받을 수도 없어 고민이라며.
개업보다 폐업하는 학원이 훨씬 더 많다, 약자만 죽어난다…미아동 S학원 원장, 수강생 감소와 미납 현상을 맞아 재력이 있는 학원들은 미납자라도 우수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주면서까지 연명하고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한 현실을 전하며.
'어린 쥐'가 어린 백성의 등골을 빼먹는다…이명박 정부의 영어 몰입 교육 방침 이후 아무리 어려워도 사교육을 안 할 수 없게 됐다며 정권 출범 직전 '오렌지의 정확한 발음은 어린지'라고 말했던 정권인수위원장의 발언을 패러디하며.
경제위기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인구 감소 때문이다…연신내 K논술학원 P원장, 지역 내 학원가의 부진이 경제침체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구 감소의 문제이기 때문에 추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P원장은 최근 초등학교들도 정원 미달인 곳이 많다고 귀뜀.
정부의 현실 인식에 뭘 기대해, 통계도 그랬지 뭐…중계동의 30대 주부와 그 친구들, 서울시민 1가구당 사교육비가 704만원이라는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자신들 모두 벌써 전세를 면했을 것이라며.
제발 제대로 된 방과후교육을 봤으면 좋겠다…학원비 때문에 살림살이가 한계에 봉착했는데 학교에서의 방과후교육을 믿을 수 있다면 사교육비 부담이 크게 줄 것이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