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동대로~도산대로에 설치한다는 모노레일 건설계획은 취소돼야 한다.
서울시가 주장하듯이 모노레일을 설치하면 교통이 편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신호등에 걸리지도 않고 마치 지하철처럼 교통정체 없이 제시간에 운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기능이 아닌 미관이나 삶의 질, 쾌적한 생활을 생각해야 할 때다.
청계천에 지난 6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가도로를 건설한 이유는 막히지 않고 도심을 빠져나가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건설 이후 고가도로 주변 수킬로미터는 완전히 할렘화되었다. 그러다가 이명박 시장이 극적으로 고가도로를 철거한 이후 지금은 완전히 서울에서 가장 번화하고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대신에 교통흐름이 많이 복잡해지고 곤란해진 것은 사실이다.
고가도로를 세우면 그 좌우 주변이 모두 할렘화된다는 것은 도시공학의 상식이다. 땅값이 폭락함은 물론이며 상권도 모두 죽게 된다. 한마디로 고가도로로 인해 조망이나 일조 등 미관이 심하게 훼손돼 쾌적하지 못한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영동대로는 좌우 폭이 100여미터에 이르며 좌우 즐비한 건물들은 오늘날 현대 한국의 위상을 뽐내는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자랑하고 있다. 세계 누가 와서 보더라도 영동대로 주변의 코엑스ㆍ아이파크아파트ㆍ아셈타워ㆍ파크하얏트 등의 건물을 보면 원더풀 코리아를 외칠 것이다. 하지만 모노레일이 그 한가운데로 들어서면 현재의 넓고 쾌적한 영동대로는 일순간에 예전의 답답한 청계천으로 바뀔 것이다. 세종로와 더불어 서울의 유일한 활달한 도로가 없어질 것이다.
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삼성역 인근 빌딩으로 출퇴근하는데 영동대로 변을 거의 걸어서 다닌다. 그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서울의 교통난이 심각한 것은 차량이 많이 진입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대기오염이 심하고 가장 비싼 강남 아파트에 살아도 탁한 공기로 인해 매우 불안하다. 차량유입을 막으려면 지하철이나 모노레일 등 땅속이나 공중으로 무엇인가 자꾸 만들지 말고 노면전철을 만드는 게 좋다. 그것이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교통난 해소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