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7일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같은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수요 조사와 브랜드 론칭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기아차가 기존에 갖고 있던 느낌에서 벗어나 독일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양산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도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 혼다의 아큐라가 대표적이다. GM의 캐딜락, 포드의 링컨도 같은 맥락이다. 브랜드를 분리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하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현대차 역시 지난 2008년 1월 프리미엄 브랜드를 단 대형세단 '제네시스' 출시하며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 출시 이후 프리미엄 브랜드 반열에 올라섰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출시 다음 해인 2009년 북미시장에서는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아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단 첫차는 2017년 출시될 예정인 신형 'K9'을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도 기아차가 'K9' 판매를 늘리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아차는 2012년 총 개발비 5,200억원을 투입해 'K9'을 출시했다. 하지만 'K9'은 현대차의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에쿠스'에 밀려 뛰어난 주행 성능과 최고급 사양에도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비용 등의 문제로 아직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를 독자 브랜드로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량이 더 적은 기아차가 독자 프리미엄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서 판매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에쿠스'를 견제하고 'K9'만의 차별점을 부각시켜 고급 세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