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15 재계 이것이 승부수] 금호석유화학, 고부가 제품 주력 '비전 2020' 기반 다진다

금호석유화학의 여수 제2에너지 전경. 이 시설에서 열병합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금호석화 7개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사진제공=금호석화

금호석화의 9번째 세계 일류 상품 ''폼라텍스''. /사진제공=금호석화

금호석유화학그룹(이하 금호석화)의 중장기 비전을 나타내는 숫자는 '2020'이다. 오는 2020년까지 '세계 1등 제품(세계 일류 상품)' 20개를 보유한 매출액 20조원 규모의 세계적인 화학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비전의 현실화를 위해 금호석화는 올해를 '재도약 기반 강화의 해'로 삼고 세계 일류 상품을 늘리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일류 상품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고 이는 곧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올 한 해 세계 일류 상품을 지속적으로 추가 확보하면서 원료수급 안정화 및 원가 절감, 고부가 제품 개발, 신사업 확대 등 중장기적 과제들도 재점검함으로써 비전 2020 달성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일류 상품은 세계 시장 규모가 연간 5,000만 달러 이상이거나 수출액이 연간 500만달러 이상인 제품 중에 세계시장 점유율 5% 이상, 세계시장 순위 5위 이내의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인증을 통해 선정된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합성고무 '폼라텍스'를 세계 일류 상품에 추가하며 세계 일류 상품을 9개로 늘렸다.

세계 일류 상품을 늘리기 위한 금호석화의 핵심전략은 '석유화학제품의 해외시장 공략'과 '에너지 사업 구축'이다. 금호석화그룹은 석유화학·피앤비화학·폴리켐·미쓰이화학·개발상사·티앤엘·코리아에너지발전소 등 7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합성수지정밀화학·전자소재·에너지·건자재 등을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페놀과 아세톤 등을 생산하는 금호피앤비화학, 고기능성합성고무(EPDM)를 생산하는 금호폴리켐, 폴리우레탄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MDI와 염산이 주력 생산 품목인 금호미쓰이화학 등 4개 석유화학 회사가 주축을 이룬다.

금호석화는 중국의 자급률 증가와 해외시장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합성고무 해외영업 조직을 확대하고 영업 전략도 시장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타이어뿐만 아니라 비타이어 부문에서도 합성고무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와 아스팔트 개질제·호스 등에 들어가는 자사의 고무 제품의 비중을 점차 높여갈 예정이다.

금호피앤비화학과 금호폴리켐도 시장 공략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양사는 주요 시장인 중국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도 유럽과 북미 시장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증설이 완료되는 금호폴리켐의 6만톤 규모의 EPDM 시설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판로를 조기에 확정짓는다는 방침이다.


금호석화는 고부가가치 제품 선점을 위한 '기술영업' 강화에도 나섰다. 대전 대덕산업단지에 위치한 연구소에 친환경 타이어 제조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고무인 '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SBR)' 연구팀과 '카본나노튜브(CNT)' 연구팀을 신설한 금호석화는 이를 통해 세계 유수 타이어 제조사들의 기술협업 요구와 탄소나노튜브 등 미래소재에 대한 고객 요구에 대응할 방침이다.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화 연구소와 공동으로 공정기술을 개발해 앞으로의 MDI 수요증가에 대응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예정된 금호폴리켐 연구소의 대덕산업단지 이전이 완료되면 계열사 간 연구개발(R&D) 시너지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금호석화는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올해 R&D 예산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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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는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비석유화학 계열사인 금호티앤엘과 코리아에너지발전소를 통해 에너지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에너지 사업 자체 수익에 더해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기존 생산 설비들과의 시너지를 통한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열병합발전이다. 현재 여수산업단지에 가동 중인 열병합 발전 시설은 금호석화 7개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내년 초에 현재 진행 중인 증설이 완료되면 열병합발전소의 생산능력은 현재 시간당 증기 910톤, 전기 155메가와트(MW)에서 증기는 시간당 1,710톤, 전기는 시간당 300MW로 늘어나게 된다.

열병합발전 외에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을 하는 코리아에너지발전소는 사천태양광발전소 운영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속 사업을 준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열병합발전 원가절감과도 연결된다. 금호석화는 열병합발전 연료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 율촌산단 내 바이오매스·타이어고형연료(TDF) 등 고형연료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계열사인 금호티앤엘은 안정적인 유연탄 공급을 위한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으며 금호개발상사는 연료 공급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폼라텍스' 9번째 세계 일류 상품 인증

금호석유화학의 '폼라텍스(Form Latex)'가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세계 일류 상품으로 인증받았다. 금호석화 입장에서는 아홉번째 세계 일류 상품이었다. 폼라텍스는 안정성이 높아 단독으로 발포 고무 제조가 가능한 합성라텍스 제품이다. 단독으로 또는 천연라텍스와 혼합해 사용되며 부드럽고 푹신푹신한 물성이 요구되는 제품에 사용된다. 주요 사용처로는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방석·신발 등이 있다. 금호석화의 폼라텍스 생산능력은 연산 1만5,000톤으로 지난해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은 11%다. 독일 바이엘과 영국 에니에 이은 세계 3위다. 국내에서 폼라텍스를 만드는 회사는 금호석화가 유일하다. 금호석화의 폼라텍스 사업은 최근 5년 새 매출규모가 2.5배로 늘어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폼라텍스 세계 시장 규모가 오는 2024년 3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더 큰 규모의 매출 증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화는 폼라텍스까지 총 7개의 합성고무 제품이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되면서 관련 분야 제조 경쟁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 타이어와 신발, 벨트 등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BR)가 2010년에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하이시스부타디엔 고무(HBR), 로우시스부타디엔고무(LBR), NB라텍스,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고무(NBR), 고기능성합성고무(EPDM) 등이 연이어 인증을 받았다.

'쿠마녹스13'과 '쿠마녹스 5010L' 등 2종의 정밀화학제품도 금호석화의 세계 일류 상품이다. 쿠마녹스 13은 타이어등 제품의 기본 속성이 변질되지 않고 지속 될수 있도록 해주는 고무 산화방지제이며 쿠마녹스 5010L은 변색·착색을 방지하는 산화방지제로서 의료용 고무장갑에 사용된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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