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인천 송도고에서는 고3(당시 개성 송도중 6학년) 때 전쟁으로 학교가 휴교하는 바람에 학업을 제대로 마칠 수 없었던 80줄 노인 26명(평균 81세)이 61년여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올해 개교 106주년을 맞는 송도고는 원래 북한 개성에 있었는데 1952년 인천으로 옮겨 재개교했다. 1945년 4월 송도중에 입학, 1951년 초 졸업 예정이던 송도고 32회 약 200명은 개성이 인민군에 점령되면서 학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학적까지 소실돼 이들의 졸업식은 마냥 미뤄져 왔고, 상당수는 이미 고인이 됐다.
이들은 전쟁 당시 학도병 1세대로 참여해 국권 수호에 앞장섰고, 종전 후에는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근대화에 일조했다. 민석원 정우개발 창업주, 장명희 대한빙상연맹 명예회장, 손평래 미국 듀크대 공학박사, 이재은 전 기독교방송 사장(목사)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졸업생 허강(81)씨는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이제라도 졸업장을 받으니 마음이 벅차다”며 “하루 빨리 통일이 돼 우리 같은 사람들이 겪었던 민족의 상처가 치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도고는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 때 전사한 72기 졸업생 고(故) 윤영하 소령에 대한 10주기 추모식을 오는 28일 교내에서 치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