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인텔과 삼성전자는 ‘영원한 제국’으로 군림할 수 있을까. 1위를 지키는 인텔과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삼성전자이지만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반도체 산업은 이들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 컴퓨터 등 정보통신(IT) 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고속 질주해 온 이들이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미래가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인텔과 삼성전자에서 신규사업을 추진해온 저자는 반도체 업계 양대 공룡의 기업문화와 미래 전략을 비교ㆍ분석했다. 인텔과 삼성전자의 기업문화는 서로 다르다. 인텔은 자유로운 창의성을 강조하는 반면 삼성은 집단적인 결속력과 충성을 미덕으로 꼽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직원들 간의 문화도 다르다. 인텔에는‘건설적인 대항’이란 말이 있다. 의견 충돌시 서로 건설적으로 맞붙어 해결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반면 삼성에선 ‘상명하복’의 군대식 문화가 존재한다. 인사권과 재정권을 쥐고 있는 구조본부에서 내린 명령은 복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공통점도 있다. 두 회사의 임직원들이 일에 미쳐 사는 지독한 워커홀릭이다. 회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직원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영광이 가능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실리콘밸리를 지배하는 인텔이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커뮤니케이션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의 실패에 따른 후유증과 PC시장의 성숙으로 둔화된 성장률 그리고 외국인 출신 직원들 간의 가치관 차이 등이다. 2000년 이후 세계적인 회사로 자리 잡은 삼성도 D랩, 낸드 플래시 메모리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이 상품들은 조만간‘낡은’ 상품들이 될 공산이 크다. 기존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둔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면, 미래를 위한 신규 사업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할 신사업을 상용화하는‘불연속적 이노베이션’에 두 공룡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역설한다. 신규 사업 발굴 부서를 설치하고 이들에게 자율성을 보장해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끌어내라고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