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할리우드 영화들 흥행 부진 '한국 마케팅' 강화 나섰다

'2012' 제작진 亞선 맨처음 한국방문<br>'아바타'도 부산영화제서 대대적 홍보

'2012'

'아바타'


지난 8월 개봉했던'아이스 에이지3'는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작품이다.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에서만 6억2,100만 달러(약 7,200억원)의 흥행 수입을 거둬들여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한국에서 '아이스 에이지3'는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최고 기록은 커녕 86만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채 조용히 사라졌다.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최근 한국에서 잇따라 저조한 성적을 거두자 할리우드 직배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집계된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10위권 내에 할리우드 직배사가 배급한 영화는 단 한 편에 불과하다. 4월 휴 잭맨이 방한해 홍보에 열을 올렸던'엑스맨 탄생:울버린(129만)'은 '7급 공무원(407만)'의 기세에 눌렸고, 여름 성수기엔 '해운대(1138만)'와 '국가대표(795만)'가 두 달 내내 극장가를 장악해'퍼블릭 에너미(46만)', '프로포즈(32만)' 등의 외화들이 참담한 성적을 안고 간판을 내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할리우드 직배사들은 한국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로컬 마케팅에 부심하고 있다. 오는 11월 12일 전세계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2012'의 제작진은 지난달 30일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10개국에 진행되는 홍보행사 중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영화를 배급하는 소니픽처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 본사에서는 전체 홍보행사가 끝나는 10월 10일에 모든 국가들이 일괄적으로 기사를 게재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 측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를 거부했고, 소니 본사는 한국시장의 특성을 인정해 조건을 없애고 기자 회견을 진행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연말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는 20세기 폭스의 운명이 걸린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이타닉'을 만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숙명작이자 제작비 약 2억9,000만 달러(약 3,400억원)가 들어간 작품으로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흥행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시기 한국영화'전우치'가 개봉예정이기 때문. 강동원, 임수정, 김윤석 주연의'전우치'는 제작 단계부터 영화 관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20세기폭스코리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20분 영상을 공개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하며 그 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려 노력하고 있다. 20세기폭스측은 "'아바타'로 국내 외화 최고 기록을 깨겠다"고 했지만 한국영화와의 경쟁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이 처럼 한국 영화 시장은 세계 7위권이지만 할리우드 영화에 단 한번도 관객 1,000만 명을 넘겨준 적이 없는 인색한 시장이다. 이와 관련 할리우드 직배사의 고위 관계자는"할리우드 영화와 맞붙을 한국영화에 대한 분석을 매번 본사에 보고 한다"며 "하지만 올해의 경우 예상치 못한 한국 영화들이 선전하는 바람에 대작 영화들이 실패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영화 '트랜스포머'가 한국에서 유독 큰 인기를 누렸고, 다른 나라에서 큰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영화 '밴티지 포인트'나 '아일랜드' 등이 유래 없이 흥행한 전래가 있는 한국은 독특한 시장"이라며 "한국 영화에 맞서기 위해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로컬 마케팅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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