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택배업계 '기사 기 살리기' 나섰다

자녀 학자금 지원·무료 건강검진에 전용 휴게실까지…

"처우 개선돼야 고객만족↑

수익성 증대 선순환 가능"

복리후생제 앞다퉈 도입


경기 침체와 시장 포화로 고민에 빠진 택배업계가 앞다퉈 택배기사 복리후생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택배 서비스의 첨병인 택배기사의 사기를 높여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000120)은 최근 대한통운과 CJ GLS의 통합 1주년을 맞아 '택배부문 종사자 복리후생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앞서 운영 중인 택배기사 자녀 학자금 제도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올해부터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 1만2,000여명을 포함한 1만4,300여명의 직원들에게 무료 건강검진과 경조사 물품을 제공한다. 근무강도가 높은 택배기사의 현실을 반영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를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택배기사를 위한 편의시설도 개선된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전국 택배터미널 170여곳에 택배기사 전용 휴게실을 구축했다. 바닥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택배터미널 11곳에는 콘크리트 포장 공사를 진행했고 시설이 낙후된 화장실도 개보수 작업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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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업체들도 속속 택배기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대택배를 운영하는 현대로지스틱스는 전국 택배기사 6,000여명을 대상으로 산재보험과 건강검진을 도입했고 우수 택배기사 자녀를 위한 학자금도 신설했다. KGB택배도 최근 전국 택배대리점과 5개월 간 택배수수료 인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택배수수료를 박스당 1,200원 수준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택배업계가 잇따라 택배기사 '기 살리기'에 나서는 것은 택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택배기사의 처우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과거 택배기사는 땀 흘리는 만큼 수입이 보장되는 직종이었지만 최근 들어 신생 택배업체의 난립과 저가 입찰의 확산으로 택배기사 확보가 시급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근무강도가 높고 근무여건이 열악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젊은 택배기사의 지원률 역시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이다.

결국 택배기사의 처우가 개선돼야 전반적인 근무 만족도가 높아져 고객 편의성이 향상되고 이는 다시 수익성 증대라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기 때문에 업체들이 택배 서비스의 최전선에 있는 택배기사의 사기 진작에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실제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택배기사 복리후생 제도를 대폭 확대한 올 상반기 택배기사의 이직률은 2%를 기록했다. 통상 택배기사의 이직률이 7~8%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을 비롯한 주요 고객사와의 택배 입찰이 저가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택배비를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택배기사의 처우를 개선해 고객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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