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관 '리틀 산타랠리' 주도… 연초 효과 기대감 커진다

현대차·삼성카드 중심… 최근 3일간 8900억 매수

코스피 2000선 재탈환


기관이 연말 증시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미국이 내년 1월부터 테이퍼링에 돌입한다고 결정하며 증시의 불확실성이 제거됐음에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외국인을 대신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최근 매수 행진을 프로그램 차익거래 물량으로 해석했다. 매수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24일 코스피지수는 0.24%(4.70포인트) 오른 2,001.59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해 6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위에서 장을 마감한 것은 지난 9일 이후 처음이다. 개인이 3,846억원어치 내다 팔며 7거래일 연속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602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지만 기관이 4,62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4일부터 매수 랠리를 시작한 기관은 이날까지 총 3조8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최근 3거래일 동안 8,908억원 순매수하며 매수 규모를 키우는 모습이다.


최근 커져가는 기관의 매수 물량 중 상당액은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된다.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인 베이시스가 0 부근에서 형성되면서 증권사들이 고유 자금으로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매수 차익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기관 중 금융투자는 이날 1,40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을 포함해 최근 3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4,000억원 가까이 쓸어담았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선물에 대해 매수 우위를 나타내면서 선물 가격은 비싸고 현물 가격은 상대적으로 싼 상황이라 증권사들이 자기매매를 통해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차익거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 매수세를 이끄는 요인은 연말 배당 수익이다. 27일이 배당락일이므로 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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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의 연말 배당수익률 추산치는 1.13%로 최근 4년을 놓고 보면 하단부에 위치하지만 정확히 가늠할 수 없는 배당의 특성상 배당락일 이후 저가 매수를 노리기보다는 배당을 받고 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금융 투자를 중심으로 한 기관이 연이어 매수세에 나서는 것도 베이시스 개선과 함께 연말 배당 메리트가 작용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포인트를 넘어설 때마다 펀드 환매로 기관이 매도 우위를 나타내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그동안 누적돼온 장기 환매 물량이 대부분 소진돼 기관의 움직임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미국의 테이퍼링 이슈가 해소된 데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펀드 투자로 파악할 수 있는 투신은 이날 645억원 순매수를 포함해 최근 12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면 기관이 매수하는 종목을 추종 매수해도 될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부터 23일까지 기관은 현대차를 3,766억원어치 사들였고 삼성카드(2,680억원)와 두산중공업(2,305억원), 한국전력(1,345억원), SK텔레콤(1,206억원)도 집중 매수했다. 추종 매수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차익거래의 특성상 배당 확정 이후 기관이 빠른 청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1월 옵션만기일까지는 가져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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