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농업대학 수리토목공정학원 허둥션 부교수의 연구결과를 전하며 “스모그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핵낙진’과 같은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허 부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중국 전역의 4분의1을 뒤덮고 있는 스모그가 농산물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허 부교수는 지난 수개월 간 베이징에서 스모그의 농작물에 대한 영향을 조사한 결과 광합성이 현격히 감소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연구실 인공광 하에서 고추와 토마토는 파종한 지 약 20일 만에 완전히 성장했지만, 베이징의 한 온실에서는 2개월 이상 걸렸다. 또 온실 벽면에 붙은 스모그 막과 오염물질이 농작물 성장에 필요한 빛 양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허 부교수는 설명했다.
허 부교수는 농작물 생장에 불가결한 광합성이 이렇게 줄면 중국 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하는 농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식량자급률이 90% 밑으로 떨어지며 농산물 확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허 부교수는 “대기오염 상황이 이어지고 악화하면 중국 식량공급이 핵전쟁 후 닥치는 기후현상인 ‘핵겨울’과 비슷한 정도로 농작물을 말려 죽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SCMP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스모그와 농업생산을 연관 짓는 것이 공포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 도달하는 햇빛이 대폭 감소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