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사진)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 카메라 사업의 재건을 진두 진휘한다.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겨 내년에 글로벌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꿰차기로 전략도 수정했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6월 지시한 '카메라 사업 일류화' 방침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한 것. 최근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카메라를 만드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무선사업부 산하 '이미징사업팀'으로 재편한 것이 첫번째 액션플랜이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수원과 기흥사업장에서 주요 사업부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4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삼성전자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이같은 카메라 일류화 방침을 새해 사업계획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카메라 사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이번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글로벌 1위인 스마트폰 사업의 DNA를 카메라 부문에 접목해 '삼성 카메라 일류화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해 2015년이 아닌 2014년 미러리스 카메라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내년 상반기 중 국내 미러리스 시장에서 선두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국내 시장점유율(4분기 포함 예상치)은 소니가 45%, 삼성전자가 37%로 시장 격차는 8%포인트 정도. 삼성 디지털카메라의 광학 기술에 갤럭시 스마트폰의 모바일 경쟁력을 덧붙인 '갤럭시NX'의 제품군을 10여종 이상으로 다양화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갤럭시NX는 출시 후 유럽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며 유럽 전문 잡지로부터 호평을 받은 검증된 제품이다.
국내시장 1위 등극을 기반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소니를 추월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소니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15%포인트 안팎이다. 이를 위해 IM(정보기술 모바일)부문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이 이미징사업팀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신 사장은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매월 실적보고는 물론 분기별 전략회의를 열어 삼성 카메라 일류화 프로젝트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 시장은 이미징사업팀에 내년 상반기 중에 캐논이나 니콘에 버금가는 '장인 카메라' 제품군을 개발하도록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장인 카메라 제품군의 생산능력만 갖추면 삼성카메라가 품질과 규모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기반을 다지게 돼 소니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미 국내에 이어 글로벌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최고 자리에 올라서기 위한 시동을 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카메라 제조사 '롤라이플렉스'를 인수하는 등 공을 들였다. 카메라 사업이 삼성테크윈에 속해 있던 지난 2005년엔 일본 펜탁스와 기술 제휴를 맺고 DSLR 카메라를 내놓기도 했다. 삼성테크윈에서 분사된 삼성 디지털이미징을 지난 2010년 인수해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꾸렸다. 지난 2010년엔 캐논과 니콘이 점령한 DSLR을 포기하고 미러리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성이나 카메라 초보자가 들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무게(200g~300g), DLSR에 탑재될만한 대형 이미지 센서, 무선 인터넷 기능 등을 갖춘 미러리스 카메라 'NX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삼성은 NX200을 통해 미러리스 2,000만 화소 시대를 열기도 했으나 현재는 동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