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지에 들어서면 입구에 어른 키만한 토기 모형 네 개가 서 있다. 유적 관람객들이 흘깃 쳐다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토기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유물 가운데 하나다. 토기는 인류의 첫 혁신적 발명품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토기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석기 같은 돌멩이처럼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아마 불에 타서 단단해진 점토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이다. 점토를 용기 모양으로 빚은 뒤 700도 전후의 고온에서 구워내는 데 성공했다. 토기를 만들면서 인류의 진보에는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다양한 동식물을 토기에 끓이면서 먹거리의 범위가 대폭 늘어났다. 먹거리의 저장도 훨씬 쉬워졌다. 먹고사는 데 여유가 생긴 인류는 본격적으로 창조적인 활동에 나서게 된다.
신석기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토기는 겉표면에 빗살 모양 무늬가 새겨져 있어 빗살무늬토기로 불려진다. 암사동의 토기 유물은 기원전 3500년 지층부터 나온다.